‘1위’ 유준원이 합류하지 않은 프로젝트 그룹 판타지 보이즈가 빼어난 성과를 거두기를 응원한다. ‘1위’는 빠졌지만 다른 11명이 거쳐온 경쟁은 충분히 치열했고 보여준 노력은 숭고했기 때문이다.
MBC 오디션 프로그램 ‘소년판타지’ 톱12로 구성될 예정이던 판타지 보이즈가 데뷔를 코앞에 두고 가장 간판이 되는 센터가 제외됐다. 말 그대로 불상사다. 멤버 전체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는 부분이며 데뷔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1위를 한 유준원은 매니지먼트를 담당할 포켓돌스튜디오와 향후 활동 전속계약과 관련해 의견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결국 팀을 떠났다.
포켓돌스튜디오 측은 “최종 투표 순위로 타 멤버들과 다르게 수익 분배 요율을 조정한다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에 당사는 그때마다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했다. 하지만 유준원의 부모님은 유준원을 두 번에 걸쳐 무단이탈시킴과 동시에 최종적으로는 팀에 합류하지 못한다는 통보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유준원 측은 “계약서상 불합리한 계약조항에 수정을 요구했으나 오히려 상식에 벗어난 조건을 추가해 합의를 강요했다. 동의하지 않을 시에는 나가도 된다는 어처구니없는 통보를 받기에 이르렀다”며 “이러한 포켓돌스튜디오의 태도에 신뢰는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고 향후 새로운 계약 관계를 만들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유준원 측은 결국 데뷔를 약 한 달 앞둔 시점에서 탈퇴를 결정했다. 그러면서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가처분신청을 내며 완전히 갈라설 준비를 마쳤다.
안타까운 것은 남은 11명이다. 그동안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 보일 준비를 해왔고 숨 막히는 서바이벌을 거쳐 선택을 받았으나 자칫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해서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위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야 얻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런 멤버가 빠진다는 것은 그룹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다른 판타지 보이즈 멤버 11명이 데뷔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판타지 보이즈 신곡 뮤직비디오 스태프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현장에서) 어린 멤버들끼리 파이팅해 가면서 해맑게 촬영하는 모습이 예뻐 보이고 기특해서 열심히 응원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남기기도 했다. 팬클럽 반디가 음반 판매량 50만장을 돌파해 정산에서 경비를 제외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선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데뷔조는 실력과 함께 인기가 더해져야 오를 수 있는 자리다. 1위를 한 유준원이 인기는 가장 높았지만 실력적인 면과 그동안 해온 노력에서 다른 11명도 뒤처질 게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당연히 데뷔를 할 자격을 갖췄다.
더구나 오디션 프로그램은 데뷔조에 포함되면 모두 같은 조건으로 데뷔를 하는 게 전제다. 1위를 했다고 특별대우를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의 기반을 부정하는 행위다. 원칙을 지킨 이들이 그 손해를 떠안아서는 안된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