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에서 터진 “뭐야?”… 첫 공개 ‘치악산’ 어째 좀 뿌옇네 [종합]

배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이 3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치악산'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영화다로 오는 9월 13일 개봉한다. 서병수 기자 [e-mail] /2023.08.31/

원주시와 논란으로 말 많고 탈 많은 영화 ‘치악산’이 드디어 첫 공개됐다.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치악산’의 언론 시사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태환을 제외한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 등 주연 배우들과 영화를 연출한 김선웅 감독이 자리했다.

영화는 18토막난 사체 10구가 시간 간격을 두고 치악산에서 발견돼 비밀리에 조사가 이뤄졌다는 허구의 괴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평소 도시괴담을 좋아한다는 김선웅 감독이 온라인에서 우연히 치악산 괴담을 발견한 것이 영화의 시작이었다. 원주시가 영화 개봉을 두고 도시 및 산의 이미지를 훼손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는 상태이기에 이날 간담회에서는 영화와 원주시가 서로 상생할 수 있길 바란다는 발언이 여러 차례 나왔다.

김선웅 감독이 3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치악산'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영화다로 오는 9월 13일 개봉한다. 서병수 기자 [e-mail] /2023.08.31/

김선웅 감독은 간담회 말미 치악산의 이모저모를 직접 소개하면서 “치악산은 단풍이 예쁘게 드는 대한민국의 명산이다. 매년 80만 명의 등산객이 다녀가고, 새로 개설된 둘레길에는 연간 122만여 명이 찾는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명소인 셈”이라며 “우리 영화는 치악산 괴담이라는 허구의 이야기로 시작한 작품이다. ‘곤지암’이나 ‘곡성’과 같은 사례처럼 원주시 치악산과 상생하면서 원주시의 또 다른 공포 콘텐츠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명산 치악산과 우리 영화 ‘치악산’이 상생의 길을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상생을 위해선 영화가 논란으로 불러일으킨 화제성만큼 짜임새로도 관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확신하기 어려울 듯하다. 영화는 토막난 시신의 비밀을 찾아가기보다는 시신이 토막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고 보는 게 더 맞을 듯한데, 그러다 보니 영화에서 던져주는 힌트가 다소 부족하다는 인상이 있다. ‘무엇이’,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영화 내에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아 관객들이 채워야 할 여백이 많은 것. 실제 이날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영화 상영시 마지막 부분에서 누군가 육성으로 “뭐야?”라고 말을 하기도 했다. 영화 엔딩은 1차, 2차로 나뉘어 있는데 첫 엔딩을 보고 나서는 ‘정말 이렇게 끝인가’라는 생각이 충분히 들 수 있다. 2차 엔딩이 끝난 후에도 궁금증이 남는 부분이 있다. 마치 영화 속에서 뿌옇게 변해가는 주인공들의 시야 같기도 하다.

김선웅 감독, 배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이 3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치악산'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영화다로 오는 9월 13일 개봉한다. 서병수 기자 [e-mail] /2023.08.31/

‘치악산’이 과연 논란을 뛰어넘는 관객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결과는 다음 달 13일 개봉을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