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이번 시즌 K리그1 정규라운드에서 치러진 슈퍼매치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 정규리그가 33라운드로 편성된 이래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진규 감독 대행 체제에서 주전 자리를 꿰찬 일류첸코는 두 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완전한 부활을 알렸다.
김진규 대행이 이끈 서울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0라운드 ‘슈퍼매치’에서 일류첸코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수원 삼성을 1-0으로 제압했다. 지난 4월 3-1 승리(홈), 6월 1-0 승리(원정)에 이어 이번 시즌 정규라운드 슈퍼매치에서 세 차례 모두 승전고를 울렸다.
전반 1분 만에 승부가 갈렸다. 박수일의 크로스를 받은 일류첸코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출전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하던 일류첸코는 김진규 대행 체제에서 두 경기 연속 선발 자리를 꿰차 모두 골을 넣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원정에서 귀중한 선제골을 넣은 서울은 이후에도 쉽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 리드를 지켜갔다. 수원은 선발로 나선 안병준과 아코스티, 바사니를 비롯해 후반엔 뮬리치와 전진우 등이 총출동했지만 끝내 최철원이 지킨 서울 골문을 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45분 한호강이 거친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도 승리하면서 서울은 정규 라운드가 33라운드 체제로 자리 잡은 지난 2014시즌 이후 처음으로 정규 라운드 슈퍼매치 3전 전승을 거뒀다. 슈퍼매치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각각 2승 1무의 성적을 거두긴 했으나 모두 첫 맞대결에서 무승부 이후 2연승을 달렸다.
그나마 2012시즌 수원이 슈퍼매치 첫 맞대결에서 3연승을 기록한 바 있지만, 16개 팀이 참가한 당시엔 정규리그가 30라운드까지, 스플릿 라운드는 31라운드부터 44라운드까지였다. 정규리그에서 두 차례 맞대결을 펼친 뒤 스플릿 라운드에서도 두 차례 맞대결을 펼치는 방식이었다.
라이벌 수원을 꺾은 서울은 최근 6경기 연속 무승(4무 2패)의 흐름도 끊어내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승점은 43(11승 10무 8패)으로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53)와 격차는 10점이다. 승점 43점 가운데 무려 9점을 라이벌 수원을 상대로 챙겼다.
반면 수원은 광주FC 원정 0-4 대패에 이어 이번에도 무득점 패배를 당하면서 6월 이후 처음으로 연패의 늪에 빠졌다. 승점은 22(5승 7무 17패)에 머물렀다. 전날 승리한 10위 수원FC(승점 29)와 격차는 7점, 최하위 강원FC(승점 21)와 격차는 1점 차다. 이번 시즌 K리그1 강등 팀은 1+2다.
이어 열린 경기에선 포항이 인천 유나이티드를 적지에서 2-0으로 완파하고 8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포항은 후반 18분 김동헌 골키퍼의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제카가 마무리하며 균형을 깨트렸다. 이어 후반 41분엔 VAR 끝에 핸드볼 파울에 따른 페널티킥이 또 선언됐다. 이번엔 완델손이 골키퍼를 완전히 속인 뒤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최근 8경기에서 4승 4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범위를 더 넓혀도 최근 13경기에서 단 1패(울산 현대전) 뿐이다. 승점은 53으로 한 경기 덜 치른 선두 울산 현대(승점 61)와 격차를 8점으로 좁혔다.
반면 이날 승리로 상위 스플릿 진입을 노렸던 인천은 최근 3경기 연속 무패(2승 1무) 상승세가 안방에서 꺾였다. 무고사가 슈팅 4개, 제르소가 2개의 슈팅을 각각 기록하며 포항 골문을 노렸지만 끝내 골을 만들지 못했다. 승점은 40(10승 10무 9패)으로 7위를 유지했다.
한편 이날 2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엔 모두 3만 5016명이 경기장을 찾아 최근 뜨거운 K리그 열기를 실감케 했다. 슈퍼매치가 열린 수원에 2만 2882명이 모였고, 인천에도 1만 2134명이 찾았다. 수원은 이번 시즌 구단 최다 관중이고, 인천은 시즌 세 번째 1만 관중 돌파 기록이자 시즌 두 번째로 많은 관중이 모인 기록이다.
김명석 기자 clea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