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원피스’의 인기가 파죽지세다. 지난달 31일 전 세계에 공개된 이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흥행 실패’라는 낙인이 찍혀있던 실사화 작품에 ‘원피스’가 호평을 받아내며 선입견을 깨부수고 있다.
‘원피스’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반응을 얻고 있다. 넷플릭스 글로벌 톱10(8월 28일~9월 3일)에서 공개 나흘 만에 1850만 뷰를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브라질, 이집트, 독일, 인도네시아 등 85개국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원작을 잘 모르는 시청자들에겐 호평을 받는 반면, 원작을 재밌게 본 팬들은 어색하다는 반응이다.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생략되고 각색됐기 때문이다. 특히 캐릭터의 서사가 뭉개진 점, 원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캐릭터가 삭제됐다는 점, 다소 어색한 CG로 몰입도를 깬다는 점 등이 원작 팬들에게 아쉬움을 사고 있다. 원작 만화와 각색된 ‘원피스’를 비교해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 살펴봤다.
# 캐릭터의 기술 ‘원피스’의 실사화가 알려졌을 때 ‘이게 CG로 구현이 될까’ 우려가 앞섰다. 비현실적인 요소가 많을 뿐더러 앞서 제작된 실사화 작품들을 통해 쓴맛을 봤기 때문이다. 특히 캐릭터의 기술은 ‘원피스’에서 캐릭터 그 자체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고무고무 열매를 먹고 고무 인간이 된 루피만 해도 고무고무 총, 풍선 등의 기술을 사용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한다.
이런 이유로 속도감은 굉장히 중요했다. 조금이라도 허술하게 그려졌다간 금방 티가 나버리는 게 실사화의 단점이기 때문이다. 걱정은 현실로 이어졌다. 루피가 싸우는 장면에서 액션의 긴박감보단 어색한 장면들이 줄을 이었다. 고무 특유의 탄력보다 오히려 흐느적거리게 느껴졌다.
조로의 기술에서도 마찬가지다. 조로는 검 3개를 가지고 다니며 호랑이 사냥, 삼천세계 등의 기술을 선보이는 캐릭터다. 만화에서는 기술을 사용할 때마다 어떤 기술인지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있지만, 실사화된 ‘원피스’에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 원작의 감동은 어디에 원작을 본 팬들이라면 달라진 흐름에 의아할 수도 있다. 각색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몇몇 캐릭터가 있기 때문. 또한 원작과 달리 캐릭터의 서사가 매끄럽지 않게 전개돼 의아함을 자아낸다.
먼저 밀짚모자 일당의 첫 번째 해적선 고잉 메리호는 시럽 마을에서 얻게 되는데, 과정이 많이 바뀌었다. 원작에서는 카야가 자신을 구해준 대가로 밀짚모자 일당에게 해적선을 선물한다. 반면 ‘원피스’에서는 해당 플롯은 유지하되 원작에서 멀쩡히 살아있는 캐릭터를 죽였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의문점이 남는다.
고잉 메리호에 하얀 염소머리를 붙여놓은 이유도 이해할 수 없다. 원작 속 고잉 메리호는 동글동글한 얼굴에 귀여운 표정이 매력인 배다. 코코야시 마을의 귤밭, 붉은머리 해적단의 레드포스호, 해상 레스토랑 발라티에는 잘 구현했으면서 왜 고잉 메리호는 이렇게 구현했는지 모를 일이다.
# 캐릭터 설정 오류 원작과 다른 캐릭터 설정은 헛웃음이 나온다. 원작에서 아론 일당은 어인(漁人)으로 인간보다 몸집이 훨씬 크고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이다. 특히 아론 일당의 보스 아론은 이스트 블루에서 가장 높은 현상금을 보유한 캐릭터. 원작에서는 보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을 느낄 정도로 포스를 가지고 있지만, ‘원피스’에서는 루피와 비슷한 체격의 어인들이 등장해 다소 당황하게 한다. CG를 해서라도 체구를 키웠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원피스’는 악마의 열매를 먹고 고무 인간이 된 루피가 동료들과 함께 해적왕이 남긴 대비보 원피스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이번에 공개된 실사화 ‘원피스’에는 세계관에서 가장 안전한 바다인 이스트 블루에서 동료들을 만나게 되는 모험의 서막을 담았다. 원작 만화책은 단행본 누적 발행 부수 5억 1600만부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