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C안더레흐트(벨기에)가 K리그 인터내셔널 유스컵(17세 이하)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안더레흐트는 9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인터내셔널 유스컵 인천 2023 결승전에서 도쿄 베르디(일본)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프로축구연맹이 K리그 유스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설했다. 첫 대회엔 국내 6개 팀, 유럽 4개 팀, 아시아 2개 팀이 참가했다. 6개 팀씩 2개 조로 나뉘어 각 조 1위가 우승을 놓고 맞대결을 펼쳤는데, 안더레흐트가 초대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국내 6개 팀은 K리그 올해의 유소년 클럽상 1~4위 팀인 FC서울(오산고)과 수원 삼성(매탄고), 전북 현대(전주영생고), 포항 스틸러스(포항제철고) 유스팀이 참가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대건고)와 부평고도 개최지역 연고 팀으로 해외 팀들과 격돌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 국내 팀들 중에선 포항이 수원과의 3·4위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해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유럽에서는 안더레흐트와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발렌시아(스페인) 울버햄프턴(잉글랜드) 유스팀이, 아시아에서는 도쿄 베르디와 촌부리FC(태국)가 참가했다. 연맹은 향후 대회에선 점점 더 대회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안더레흐트는 앞서 대회 조별리그 A조에서 승점 11(3승 2무)로 포항(승점 9)을 제치고 1위에 올라 결승에 진출했다. 조별리그에선 발렌시아(스페인)와 1-1로 비긴 뒤 포항(1-0 승) 전북(2-1 승) 촌부리(태국·5-0 승)를 연파한 뒤 인천과 0-0으로 비겼다. 이어 도쿄 베르디와의 결승전에서 승리해 초대 챔피언이 됐다.
도쿄 베르디는 조별리그 B조 1위(승점 10·3승 1무 1패)로 수원(승점 8)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수원(2-1)과 레알 소시에다드(3-0 승)를 연파하고 부평고와 1-1로 비긴 뒤 울버햄프턴에 0-1로 졌지만, 마지막 서울과의 최종전에서 2-0으로 승리하고 조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다만 결승에서 져 우승의 영예를 안지는 못했다.
안더레흐트는 이번 대회 팀 내 최다 득점(2골)을 기록 중이던 루카 베레이켄과 데본 드 코르트, 뤼도빅 월라-웨트샤이 등을 모두 선발로 내세웠다. 도쿄 베르디 역시 마스단테 칸타(2골)를 앞세워 상대 빈틈을 노렸다. 결승전답게 두 팀의 경기는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눈앞에 둔 우승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치열한 볼 경합이 이어졌다. 양 팀 선수들 모두 강력한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적극적인 태클에 잔디가 패이는 장면도 수차례 나왔다.
전반적인 주도권은 안더레흐트가 쥐었다. 전반 8분 드 코르트와 아부바카르 단이 콘테가 잇따라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수비벽에 맞았다. 이에 질세라 도쿄 베르다도 마스다테와 와타나베의 중거리 슈팅으로 응수했다.
안더레흐트가 계속 공세를 펼치며 선제골을 노렸다. 전반 14분 베레이켄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을 파고든 뒤 오른발 슈팅을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아마르 밀리시치의 헤더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아쉬움을 삼켰다. 도쿄 베르디는 빠른 역습을 통해 안더레흐트 뒷공간을 노렸다. 상대 골키퍼 실수로 결정적인 기회도 잡았지만 마지막 슈팅이 무위로 돌아갔다.
후반에도 양상은 비슷했다. 안더레흐트가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했고, 도쿄 베르디는 빠른 역습으로 맞섰다. 다만 두 팀 모두 페널티 박스 안 진입까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주로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서로의 골문을 노렸다. 슈팅은 번번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거나 골문을 외면했다.
팽팽하던 균형은 정규시간을 5분 남겨 둔 후반 30분에 깨졌다. 안더레흐트가 결실을 맺었다. 왼쪽 측면 스로인 상황에서 콘테가 문전으로 크로스를 전달했고, 교체 투입됐던 아드리엔 틸라노가 강력한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틸라노는 흥겨운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선제골 순간을 자축했다.
궁지에 몰린 도쿄 베르디가 막판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우승을 눈앞에 둔 안더레흐트의 집중력은 쉽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결국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안더레흐트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K리그 인터내셔널 유스컵 인천 2023의 챔피언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정상에 오른 안더레흐트 선수들은 환호성과 함께 우승을 자축했고, 사진 기자들을 향해 달려가 우승 세리머니를 더했다. 도쿄 베르디 선수들은 패배 직후 그라운드에 눕거나 고개를 숙이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양 팀 선수들은 서로를 축하하거나 위로하는 것으로 결승전 여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