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석 달 만에 BMW를 제치고 월간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벤츠가 선두 자리를 재탈환하면서 연간 판매 1위 경쟁은 더욱 가열되는 모양새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는 8월 국내 시장에서 6588대로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선 10.9% 증가한 수치다. 2위는 6304대를 판 BMW로 집계됐다.
두 회사는 올해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2월은 BMW가 3~5월은 벤츠가 1위에 올랐고, 6~7월은 다시 BMW가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다 8월에는 다시 벤츠가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현재 누적 판매 대수는 BMW가 근소하게 앞선다. 올 1~8월 BMW의 국내 판매량은 5만341대, 벤츠가 4만7405대로 두 브랜드 간 격차는 2936대 수준이다.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BMW는 지난해에도 줄곧 1위를 유지하다 연말 '뒷심'을 발휘한 벤츠에 밀리며 2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벤츠의 국내 판매량은 8만976대, BMW는 7만8545대를 각각 기록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BMW가 9월부터 더 치고 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BMW의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5시리즈가 출시된다. 국내에서 8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모델은 BMW의 520(896대)였다. 특히 이번 BMW 뉴 5시리즈는 2017년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8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다. 차체가 한층 커져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확보했으며, 모든 내연기관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적용된 신형 엔진이 탑재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BMW는 순수전기차 i5도 함께 선보인다.
두 회사의 격차가 연말까지 유지된다면 BMW는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벤츠에게 내줬던 국내 수입차 1위 자리를 8년 만에 탈환하게 된다.
BMW는 1995년 업계 최초로 한국 지사를 설립하는 등 국내 수입차 시장을 선도해왔다. 특히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다.
하지만 2016년 라이벌 벤츠에게 추월을 허용하며 2위로 내려앉았고, 이후 화재 결함으로 파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4년간 각각 7년씩 수입차 업계 1위를 차지해온 벤츠와 BMW의 승부가 올해는 어떤 결과로 마침표를 찍게 될지 주목된다"며 "구모델의 할인과 신차 효과를 잘 누리는 쪽이 수입차 판매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