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주말 4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했다. 9월 들어 방망이가 살아난 강승호(29)와 양석환(32)의 활약 덕이다.
두산은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 8-2로 대승을 거뒀다.
타선의 해결사는 2루수 강승호와 1루수 양석환이었다. 두 타자 모두 프로 데뷔를 LG 트윈스에서 했으나 당시 빛을 보지 못했다. 강승호는 트레이드를 거친 후 2021년 FA(자유계약선수)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후 LG에서만 뛰었던 양석환도 같은 해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의 중심 타자로 변신했다.
공통점이 더 있다. 두 타자 모두 이번 가을 타격감이 뜨겁다. 강승호는 이날 전까지 9월 타율 0.353을 기록하며 최근 하위 타선의 복병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양석환은 더 타오른다. 9월 타율 0.360에 장타율이 0.600에 달했다.
뜨거운 타격감이 10일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강승호는 이날 결승타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양석환도 쐐기 3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두산은 2회 말 삼성 선발 최채흥을 상대로 기회를 잡았다. 양석환과 김재환이 연속 안타와 도루로 무사 1·3루 밥상을 먼저 차렸다. 위기에 몰린 최채흥은 3구 연속 변화구로 강승호를 낚으려 했지만, 강승호의 타격감과 스윙 스피드가 위였다. 강승호는 최채흥의 3구째 체인지업을 공략, 잠실의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2루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강승호는 조수행의 땅볼 때 득점을 더해 팀의 리드를 3-0까지 벌렸다.
앞서 밥상을 차렸던 양석환이 5회에는 쐐기를 박았다. 그는 5회 김재호의 2루타와 호세 로하스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1·2루 기회 때 구원 투수 노건우의 144㎞/h 직구를 놓치지 않고 좌중간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실투가 아니었다. 스트라이크존을 분명하게 벗어나는 하이 패스트볼이었으나 양석환이 자신 있게 공략해 온 '핫 존'인 게 문제였다. 두산은 이어 6회 말 로하스의 2타점 적시타로 승기를 완전히 굳혔다. 삼성이 6회 상대 실책과 8회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씩을 만회했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 차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의 호투도 빛났다. 알칸타라는 이날 6이닝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 시즌 12승(6패)을 수확했다. 평균자책점도 2.29까지 낮춰 에릭 페디(NC 다이노스·2.21)를 바짝 추격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올 시즌 최대 고비를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두산은 올 시즌 거듭된 우천순연으로 지난 3일(일요일)부터 10일까지 8일 동안 쉬지 않고 9경기(9일 삼성전 더블 헤더)를 소화해야 했다. 앞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올해 가장 중요한 한 주가 될 수 있다"고 연전 일정을 경계했다.
우려는 미소로 마무리됐다. 두산은 삼성 4연전을 3승 1패로 마무리했고, 3일부터 이어졌던 8경기에서 총 5승(3패)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10일 승리로 올 시즌 정규시즌 59승(1무 57패)째를 기록, 5위와 승차도 3경기를 유지했다. '이승엽 호'의 가을야구 희망은 여전히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