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경기 전부터 세간의 시선은 선수가 아닌, 클린스만 감독에게 쏠려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월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상주를 약속하고도 자택이 있는 미국에 머물고 잦은 유럽 출장을 다니는 등 ‘외유 논란’을 만들었다. 성적도 좋지 않은 데다, 경기 내용 역시 무색무취라는 평이 지배적이라 민심은 더 악화했다.
9월 A매치 전후로도 클린스만 감독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해외를 돌며 대표팀과 무관한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등 해외 선수들에 관한 인터뷰를 하면서도, 한국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없애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지난 8일 승리가 절실했던 웨일스와 평가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득점 없이 비긴 후 상대 선수인 아론 램지(카디프시티)에게 다가가 유니폼 선물을 요구했다. 램지의 팬인 아들을 위해서였다. 웨일스전 후 1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의 레전드 매치에 클린스만 감독이 참가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이 뮌헨 레전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또 한 번 소동이 벌어졌다. 결국 불참했지만, 민심은 악화할 대로 악화했다.
무엇보다 곤두박질친 성적 탓에 팬들에게 신뢰를 잃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후 5경기 무승(3무 2패) 늪에 빠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장기간 무승 사령탑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한국 땅을 밟은 직후부터 ‘아시안컵 우승’을 외친 터라 행보가 더욱 초라한 모양새다.
클린스만 감독의 일거수일투족에 세인의 촉각이 곤두선 상황, 그에게 어느 때보다 부담스러운 일전이 다가오고 있다. 상대는 ‘난적’ 사우디아라비아(FIFA 랭킹 54위)다. 한국이 랭킹(28위)은 앞서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지금껏 17차례 맞대결에서 4승 7무 6패로 열세다.
더구나 일본이 10일 ‘전차군단’ 독일을 4-1로 대파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앞둔 클린스만 감독에게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이 조성됐다. 이번에도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면, ‘클린스만 아웃’을 외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