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롯데는 잭 렉스를 방출하고, 구드럼과 40만 달러(5억원)에 계약했다. 렉스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던진 승부수였다. 구드럼 영입 당시 롯데 구단은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유격수 1200과 3분의 2이닝, 2루수로 931과 3분의 1이닝, 3루수로 84이닝을 소화한 멀티 플레이어다. 마이너리그에서도 3루수-2루수-유격수로 2487이닝-752와 3분의 2이닝-1934이닝을 책임졌다. 외야수로 MLB에서 493과 3분의 1이닝, 마이너리그에서 732이닝을 뛰었다.
그런데 KBO리그에선 어느 포지션에 둬도 불안하다. 8월 9일 고척 키움전에서 유격수로 나와 KBO리그 첫 실책을 범한 뒤 지난 9일까지 한 달 동안 무려 실책 11개를 쏟아냈다. 구드럼은 올 시즌 36경기에서 실책 11개를 기록했다. 풀 시즌(144경기)을 뛴다면 산술적으로 44개의 실책을 하는 페이스다. KBO리그 역대 개인 한 시즌 최다 실책이 2021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의 35개다.
구드럼은 지난달 26일 KT 위즈전에서는 3루수로 나서 한 경기에서만 실책 3개를 저질렀다. 지금까지 그는 3루수(238이닝)로 실책 7개, 유격수(43이닝)와 2루수(8이닝)로 각각 실책 3개-1개를 기록했다.
선발 2루수로 처음 출전한 9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롯데가 4-3으로 앞선 6회 1사 1·3루 수비, NC 박대온의 2루수 앞 땅볼 때 홈 승부를 노렸지만 세이프가 됐다. 결과적으로 타자와 주자까지 모두 진루해 더 큰 위기가 이어졌다.
기록지에는 야수 선택으로 남았지만, 구드럼의 판단이 아쉬웠다. 게다가 글러브에서 공을 한 번에 빼지 못해 시간이 지체됐고, 홈 송구도 빗나가 포수가 태그를 시도할 수 없었다. 결국 후속 타자 볼넷으로 1사 만루가 이어졌고, 롯데는 서호철에게 2타점 결승 적시타를 허용했다. 구드럼의 홈 송구가 패배(스코어 5-6)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공격에서도 아쉬움이 크다. 구드럼은 9일까지 36경기에서 타율 0.263 0홈런 20타점에 그치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고작 0.682다.
롯데는 구드럼을 외야수로도 투입하는 등 '구드럼 구하기'에 정성을 쏟았다. 130만 달러(17억원)에 재계약한 렉스를 방출하고, 40만 달러를 더 투자해 데려온 만큼 벤치에 그냥 두지 못한다. 그러나 구드럼이 실책을 범할수록 롯데의 가을야구 희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갈 길 바쁜 롯데는 구드럼이 실책한 경기서 4승 5패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