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상과 복귀를 반복한 폴 포그바(30)가 이번에는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 양성 판정이 나왔다. 현지 매체에선 최악의 경우 4년 정지 징계를 전망하기도 했다.
12일 오전(한국시간) 이탈리아 매체 스포츠페이스,코리엘레 델라 세라 등은 “유벤투스의 미드필더 폴 포그바가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지난달 20일 우디네세와의 경기 후 검사에서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됐다”고 전했다. 정작 포그바는 해당 경기에 나서지 않았으나, 도핑 테스트에서 약물이 검출된 것이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대표적인 스테로이드계 성 호르몬이다.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되지만, 동시에 대표적인 약물 중 하나로도 꼽힌다. 과거 테스토스테론과 각종 중추신경 자극제가 섞이면 근력을 키워주고, 폐활량을 늘려주는 등 효과가 있다는 소식을 시작으로 대표적인 약물로 자리 잡았다.
같은 날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 역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포그바는 출전 정지 선고를 받았다. 이 결정은 이탈리아 반도핑 재판소의 공식 성명이다”고 알렸다.
이어 스포츠미디아세트는 포그바의 도핑 적발 소식에 대해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상 양성 판정 시 정지 기간은 최대 2년이며, 고의성이 입증된 경우 4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벤투스 구단도 반응을 보였다. 구단은 1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포그바가 국가 반-도핑 조사위원회로부터 예방 차원의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구단은 다음 절차에서 어떤 조치를 할지 고려 중”이라고 알렸다.
한창 전성기를 누빌 나이의 포그바가 다시 한번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게 됐다. 지난 2011~12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소속으로 프로 데뷔한 그는 일찌감치 팀의 중원을 맡아줄 미래로 평가받았다. 당시 맨유의 중원은 스콜스의 몫이었고, 그의 대체자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포그바는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위해 맨유와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었다. 맨유 입장에선 애지중지 키운 유망주를 허망하게 놓친 셈이었다.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은 포그바는 승승장구했다. 2012~13시즌 공식전 37경기 5골을 넣으며 성공적인 기록을 남겼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만 19세에 불과했다. 함께 뛴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 안드레아 피를로, 아르투로 비달 등 화려한 동료들과의 호흡도 눈부셨다.
이후 포그바는 유벤투스 소속으로 4년 연속 리그 우승을 맛봤다. 그 사이 이탈리아 슈퍼컵 3회·이탈리아컵 2회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자 친정팀 맨유가 다시 한번 포그바 영입을 위해 지갑을 열었다. 당시 맨유가 제시한 금액은 1억 500만 유로(약 1500억원), 아직까지도 구단 역사상 최다 이적료다. 하지만 포그바가 19~22세 시절 뛰어난 실력을 입증한 만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유지될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마침 맨유는 조제 모리뉴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며 새 시대를 맞이한 시점이었다. 포그바 외에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헨리크 미키타리안 등이 맨유에 합류했다.
포그바의 맨유 복귀 첫 시즌 활약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포그바는 2016~17시즌 공식전 51경기 9골 6도움을 올렸는데, 팀은 6위에 그쳤다. 포그바의 기록 역시 이적료 대비 아쉽다는 평이 많았다. 맨유는 당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트로피를 거머쥐며 체면치레했다.
이듬해 맨유는 리그컵까지 들었지만, 이후로는 ‘무관’ 시즌이 이어졌다. 모리뉴 감독이 불화와 부진으로 팀을 떠나고, 소방수로 올레 군나르 솔샤르·마이클 캐릭 등이 지휘봉을 잡았으나 달라진 건 없었다.
포그바 역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모리뉴 감독과의 불화도 한몫했다. 하지만 포그바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자신의 재능을 입증했다.
문제는 맨유에서의 활약이었다. 월드컵 이후로도 부상과 기복이 반복돼 점점 자리를 잃었다. 포그바는 결국 재계약 없이 다시 한번 FA로 맨유를 떠나 유벤투스로 향했다.
한편 포그바의 2022~23시즌은 악몽 그 자체였다. 공식전 기록은 10경기 161분. 각종 부상을 달고 살아 제대로 그라운드에 서 있지 못했다. 근육·햄스트링·무릎 등 부상 부위도 다양했다. 올 시즌에도 2경기 모두 교체로 나서 52분을 소화했는데,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근육 과부하로 인해 부상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약물 양성 판정까지 나왔다. 포그바의 향후 커리어에 팬들의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