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의 표현일까, 의지마저 떨어진 것일까.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두 번째 평가전 선발 라인업을 지난 웨일스전과 사실상 동일하게 꾸렸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파크에서 열리는 A매치 평가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격돌한다. 부임 후 다섯 경기째 무승(3무 2패)에 그치고 있는 클린스만호가 다시 첫 승에 도전하게 될 무대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웨일스전(0-0 무승부) 선발 라인업에서 단 한 명만 바꾸고 그대로 유지했다. 아시안게임(AG) 대표팀으로 향한 홍현석(KAA 헨트) 대신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선발로 나서는 게 유일한 변화다.
이날 한국은 손흥민(토트넘)과 조규성(미트윌란)이 투톱을 이루는 4-4-2 전형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성(마인츠05)과 황희찬이 양 측면에 포진하고,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과 박용우(알아인)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는 형태다.
손흥민의 위치에 따라 4-2-3-1이나 4-1-4-1 등 전술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손흥민은 최전방에 머무르기보다 중원 등 폭넓게 움직이며 공격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웨일스전에선 사실상 중앙 미드필더처럼 기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수비라인 역시 지난 웨일스전과 동일하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파트너로는 이번에도 정승현(울산 현대)이 낙점을 받았고, 좌우 측면 수비엔 이기제(수원 삼성)와 설영우(울산) 포진한다. 골문은 이번에도 김승규(알샤밥)가 지킨다.
황인범과 이재성이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 전 경기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가운데 골키퍼 김승규와 수비수 정승현도 네 경기 연속 선발 기회를 받으며 주전 자리를 꿰찬 모양새다. 조규성과 설영우, 박용우도 지난 6월 엘살바도르전을 포함해 세 경기 연속 선발 기회를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웨일스·사우디아라비아와의 2연전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유럽 원정길에 오른 선수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명은 선발 시험대조차 오르지 못하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A매치 5연패의 늪에 빠졌다. 최근 세계적인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선임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만치니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지난 코스타리카전에선 1-3으로 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28위, 사우디아라비아는 54위로 격차가 크다. 다만 상대 전적에선 한국이 4승 7무 6패로 열세다. 최근 맞대결은 지난 2018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친선 경기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김명석 기자 clea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