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웨스 벤자민(KT 위즈)의 공이 너무 좋았다. 지금까지 우리랑 상대한 경기 중 구위가 제일 좋은 날이었다."
벤자민을 상대로 12일 퍼펙트 게임을 당할 위기에 놓였던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상대의 구위를 인정했다.
SSG는 지난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KT와 맞대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타자 친화적인 홈 구장에서 홈런 리그 1위(106개·12일 기준)를 달리는 SSG였으나 벤자민의 호투에 꽁꽁 묶여 단 1안타에 그쳤다. 1안타라도 나온 데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SSG 타선은 7회 말 2사 상황에서 최정이 2루타를 치기 전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하지 못했다. 결국 SSG는 KT에 선취점(6회 박병호 적시타)과 쐐기점(9회 박병호 투런포)을 모두 내주고 완패했다.
타선이 꽁꽁 묶였던 김원형 감독은 하루 뒤인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벤자민의 공이 너무 좋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KBO리그는 1982년 역사가 시작된 이후 아직도 퍼펙트 게임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첫 기록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없었을까. 김 감독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첫 안타가 나오기 전까지 경기가 0-1 상황이었다. 물론 상대의 퍼펙트 도전 중이었고 신경쓰이는 기록이었지만, 어떻게든 타자들이 나가서 경기를 이기는 것만 생각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벤자민의 구위에 대해서는 "최정과 길레르모 에레디아도 제대로 못 치는 공"이라며 "그 정도로 좋았다. 작년과 올해 벤자민이 우리와 만난 경기 중 구위가 가장 좋은 날이었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
한편 벤자민에 묻히긴 했으나 SSG가 내세웠던 에이스 김광현 역시 6이닝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패전은 기록했으나 109구를 던지며 벤자민과 에이스 매치에 걸맞은 활약을 남겼다.
김원형 감독은 "지난주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제외한 선발 투수들이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그래서 어제 경기 전 인터뷰 때 선발들이 반등해야 한다. 자기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기는 경기를 만들어가는 한 주가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어제 김광현이 1실점은 했으나 한 주의 시작을 좋게 해줬다"고 칭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