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가 끝난 후 집에서 푹 쉬어 거의 다 회복된 상태다. 멀쩡하다. 팀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가 되는 게 내 목표다."
역시 두산 베어스의 선택은 김택연(18·인천고)이었다.
김택연은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두산이 김택연을 지명할 건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었다. 김택연은 장충고 왼손 투수 황준서와 함께 진작부터 '빅2'를 형성했다.
특히 이달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5연투로 논란을 샀지만, 6경기 16이닝 2승 평균자책점 0.88의 활약 또한 뛰어났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동메달을 이끌며 대회 올 월드 팀(베스트 9)에도 이름을 올렸다.
고교 리그 성적도 뛰어났다. 올해 13경기 출전해 64와 3분의 1이닝 7승 1패 평균자책점 1.13을 남겼다. 최고 150㎞/h에 육박하는 강속구는 당장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던 두산으로서도 모처럼 지명한 최대어였다. 두산은 그동안의 갈증을 풀기라도 하는듯 미리 이름까지 넣어 준비한 유니폼을 그에게 입혔다. 김태룡 감독은 그를 두고 "빠르면 2~3년 안에 두산의 스토퍼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하고 지명했다"고 평가했다.
지명 후 취재진과 만난 김택연은 "두산 유니폼이 나랑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주변에서도 그렇게 말해줘 기분 좋다. 이름을 새겨주실 줄 몰랐다. 이렇게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감동 받았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김택연은 "지금까지는 롤모델 같은 걸 말해왔다. 아마추어이니 따라가기 위해 말했다. 이제는 나도 똑같은 프로 선수라고 생각하고, (후배) 아마추어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게 하겠다. 제2의 누군가가 아닌 제1의 김택연이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다음은 김택연과의 일문일답.
-(최근 5연투 논란으로) 팬분들이 궁금해할 것 같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대회가 끝난 후) 집에서 푹 쉬어 거의 다 회복된 상태다. 멀쩡하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고생한 것 말고도) 좋은 기억도 많았을 거 같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잘 던졌고, 팀원들도 다 잘 도와줘 동메달을 따고 귀국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무리한다는 주변의) 이야기도 들었지만, 감독님이나 트레이닝 코치님이 항상 관리를 잘 해주셨다. 상태가 어떤지 항상 물어봐주셨다. '안 될 것 같으면 항상 바로 말해라, 조금이라도 무리가 되면 말해라'고 하셨다. 나도 던질 때 무리가 왔다고 느낀 건 없다. 내 임무니까, 국가대표니까 열심히 던지려 했다."
-구단에서 본인의 이름이 새긴 유니폼을 만들어왔다. "처음 입었을 때 내가 봐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친구들도 모두 다 잘 어울린다고 해줬다. 이름을 새겨주실 지는 나도 몰랐다. 하나하나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나를 생각해 이렇게 제작해주셔서 감동 받았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
-평소 두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원래부터 워낙 야구를 잘 하는 팀이다. 항상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를 보면 두산이라는 팀이 올라가 있었다. 나도 그 멤버에 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바로 내년부터 시합에서 뛸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야겠다. 그 팀에 어울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하겠다."
-김태룡 단장은 "구단의 스토퍼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팀의 핵심 선수, 팀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가 되는 게 내 목표다. 단장님께서 그렇게 말해주신 만큼 거기에 맞게 하기 위해 남은 시간 열심히 준비하겠다. 내년 바로 잠실 마운드에서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롤 모델은. "지금까지는 항상 롤 모델을 말해왔다. 아마추어 선수니까 따라가기 위해 말했다. 이제는 나도 똑같은 프로 선수라고 생각하고, 후배 아마추어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생각을 바꿨다. 제2의 누군가가 아닌 제1의 김택연이 되고 싶다."
-보직 희망은 마무리 투수인지. "항상 구원 투수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이번 대만 대회 때 길게 던져보니 무리가 없었다. 스태미나는 기본적으로 자신 있다. 선발이나 불펜 가리지 않고 보직은 어디나 다 자신 있다."
-황준서와 대표팀을 같이 갔고, 탑2로 계속 평가를 받았다. "준서와는 워낙 친하다. 내가 준서에게 '네가 1번 갈 거다'라고 했다. 준서는 워낙 잘하고, 희소성도 있고, 자기 게 확실한 친구다. 서로 칭찬도 많이 했고 친구로 잘 지내왔다. 서로 응원도 많이 한다. 준서가 지명됐을 때 축하도 많이 해줬다. 이제는 동료지만 내일은 적이다. 만난다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는. "SSG 랜더스 최정 선배님이다. 어릴 때부터 최정 선배님을 많이 보고 자랐다. 한국의 레전드고, 프로에 가면 승부해야 할 타자다. 한 번은 승부해보고 싶다. 처음 야구를 볼 때 최정 선배님을 보고 동기 부여를 받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