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르(18·경북고)의 지명 소감은 빈말이 아니었다. 롯데 자이언츠 대선배를 향한 존경심이 깊이 녹아 있었다.
전미르는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전미르는 올해 고교야구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투수로 14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하는 한편 타자로도 27경기 타율 0.346 3홈런 32타점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1.032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경북고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선수 스스로 투타겸업 의지를 드러내면서 한 차례 더 화제를 모았다.
성민규 롯데 자이언츠 단장은 그를 지명하면서 "투수, 타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뛰어난 운동 신경을 갖고 있다"며 "무엇보다 경기에서 지지 않으려는 높은 승리욕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전미르는 "롯데 레전드 투수 최동원 선배님이 계셨던 롯데 자이언츠에서 뽑아주셔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최동원 선배님의 반이라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2005년생인 전미르는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의 선수 시절을 보고 자란 세대가 아니다. 최 전 감독이 세상을 떠난 2011년 그는 6살에 불과했다.
롯데에 가게 되어 꺼낸 빈말은 아니었을까. 지명 후 취재진과 만난 전미르는 단호하게 "세대는 달라도 야구하는 사람이 최동원 선배님을 모르면 기본이 안 되어있는 것"이라며 존경의 뜻을 강하게 드러냈다.
한편 가장 관심사를 모으는 투타겸업에 대해서는 "구단이 필요한 대로, 지시해주시는 대로 하겠다"며 "(기회를 준다면) 두 개 다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다음은 전미르와의 일문일답.
-이도류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도류 생각보다도 이렇게 빠른 순번에 뽑히게 돼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상위 순번에 뽑힐 거라는 예상에) 어느 정도 준비는 하고 있었다."
-롯데에 지명된 소감은. "팬분들께서 열성적이신 걸로 유명하다. 그 속에서 이렇게 야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 설렌다. 내년에는 (내가 활약해서) 더 열성적으로 응원하실 수 있게 해드리겠다."
-최동원 전 감독님을 언급하셨다. 세대가 많이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접하게 되었는지. "세대는 달라도 야구하는 사람이 최동원 선배님을 모르면 기본이 안 돼 있는 거다. 야구도 야구지만, 외적인 부분에서 많이 본받고 싶다. 존경하고, 좋아한다. 인성도 좋으셨고, 자기 생각을 하기보다는 팀 생각을 우선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본받고 싶다."
-롯데에 친한 선수는 있을지. "(경북고 선배인) 진승현 형이 있다. 방금 전까지도 연락을 했다. 승현이 형과는 초, 중, 고를 다 같이 나와 많이 친하다. 굉장히 유머와 재치가 있는 선배였다. 야구도 잘 했고, 할 땐 하고 놀 땐 노는 형이었다."
-1군에서 던지는 진승현을 보면서 든 생각은. "저 형이 벌써 저기(1군 마운드)에서 던지는구나 싶었다. 좀 멋있었다."
-1년 차 전미르를 앞둔 각오는 어떤지. "많이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최대한 선배님들께 많이 물어보고, 배울 점을 빨리 배워서 1군에서 빨리 뛰어보고 싶다."
-배우고 싶은 선배는. "박세웅 선배님이시다. 선발 투수이시니까 투구 수 관리, 타자와 상대할 때 하는 생각을 묻고 싶다. 또 경북고 선배님이시지 않나. 그냥 좀 많이 물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