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잠’은 16일 13만 6443명이 찾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누적 91만 7981명. 지난 6일 개봉한 ‘잠’은 관객들의 호평에 힘입어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왔다. ‘잠’은 현재 추세라면 이날 100만 관객을 돌파할 전망이다.
‘잠’(감독 유재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 지난 5월 열린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돼 눈길을 끌었다.
‘잠’의 흥행이 반가운 건, 중저예산 영화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대략 50억원 가량 제작비가 투입된 ‘잠’ 손익분기점은 80만명 가량. 올해 200억원대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한 가운데 ‘잠’은 적은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똘똘한 만듦새도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이 같은 성과를 냈다.
제작사 루이스픽쳐스는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한복판이었던 2020년 10월 중저예산 영화 ‘소리도 없이’를 개봉시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순제작비 13억원에 P&A 비용을 포함해 총제작비 19.5억원이 투입된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는 40만명을 동원했다.
‘소리도 없이’와 ‘잠’ 모두 공통점이 있다. 홍의정, 유재선 등 신인 감독들에 좋은 기획, 시나리오, 그리고 좋은 배우들의 참여다. 이는 루이스픽쳐스의 프로듀싱 능력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잠’ 흥행은 영화계에 여러모로 시사점을 준다. 팬데믹과 OTT 급부상, 그리고 극장요금 인상 등으로 극장용 영화는 더 크고 더 화려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가졌던 터다. 그런 가운데 ‘잠’은 적은 예산 인데도 알찬 만듦새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