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개최하는 중국은 14억 인구를 앞세워 스포츠 강국으로 올라서 있다. 1982년 제9회 인도 뉴델리 대회부터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10회 연속 종합 1위(금메달 수 기준)를 차지했다.
자국에서 개최하는 이번 대회에서도 압도적인 격차로 종합 1위를 수성할 것이 유력하다. 중국은 2010년 중국 광저우 AG에선 역대 최다 금메달(199개)과 메달(416개)을 획득한 바 있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편파 판정으로 눈물을 쏟은 한국은 '중국의 홈 텃세'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불과 1년 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도 이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그동안 (편파 판정 대응) 매뉴얼이 있었는데 바뀐 부분이 있다"며 "어떻게 대처할지 매뉴얼을 세분화해서 배포했다. 최소한 우리가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도자에게 사전 교육도 충분히 하겠다"고 밝혔다. 최윤 AG 선수단장은 "새로운 아시안게임 룰과 규정 등을 하나하나 챙기고 억울한 실격이나 패배가 없도록 함께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실력'으로 중국의 홈 텃세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각오다.
AG 역대 개인 최다 금메달(현재 4개) 획득을 정조준하는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구본길은 "펜싱은 종목 특성상 심판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13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2010년 이후 중국에서 다시 열린다. 아무래도 중국의 텃세가 굉장히 심할 것이다. 후배들한테 훈련을 통해 더 완벽한 동작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자 펜싱 에페 송세라도 "단체전의 경우 아무래도 개최국인 중국을 가장 경계해야 할 것 같다"면서 "가장 좋은 건 깔끔하게 포인트를 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기술 대비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가능한 한 깔끔하게 경기를 운영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귀띔했다.
남자 탁구 임종훈은 "중국이 워낙 강한 종목이다. 중국 내 인기도 많고, 홈 관중도 많이 와서 텃세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중국에서 개최한 여러 대회를 통해 어느 정도 분위기를 파악했고, 훈련 때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근대5종 최초로 동메달을 따낸 전웅태는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1호 금메달 후보로 손꼽힌다. 그는 "중국의 텃세가 선수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 실력으로 건드리지 못하게끔 확실한 대한민국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바둑은 개최국 중국 내 인기를 반영해 13년 만에 AG 정식 종목으로 다시 채택됐다. 바둑은 외부적인 요인이 개입될 여지가 많지 않은 종목이다. 이번 항저우 AG 바둑 종목은 대회 규칙은 '중국 룰'로 진행된다. 바둑 대표팀은 평소 한국기원에서 사용하는 바둑돌과 시계가 아닌 중국 제품을 사용하는 등 만전을 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