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지난 6월 발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최종 엔트리(24명)에 포함한 외야수다. 당시 한 구단 관계자는 "국제대회를 전문 외야수 3명으로 치르는 건 처음 보는 거 같다. 한 명이라도 다치면 경기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의아해했다.
야구 대표팀은 최종 엔트리 발표 뒤 엔트리 조정을 두 번 했다. 부상 낙마한 외야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투수 구창모(NC 다이노스)를 대신해 지난 21일 외야수 김성윤(삼성 라이온즈)과 투수 김영규(NC)를 포함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외야수 3명' 기조를 유지했다. 그런데 이튿날 손가락 물집 문제로 교체된 투수 이의리(KIA 타이거즈)의 빈자리를 외야수 윤동희(롯데 자이언츠)로 채워 외야수를 4명으로 늘렸다. 23일 합숙 시작을 하루 앞두고 엔트리 조정 마지막 단계에서 포지션별 인원을 재조정한 셈이다.
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은 "언론사(취재진)나 저희도 걱정하는 게 외야수가 3명밖에 안 되니 1명 고장(부상) 났을 때 누굴 (대체 선수로) 하느냐다. 김혜성(키움)이나 강백호(KT 위즈) 김지찬(삼성)을 기용하겠다고 했는데…이 친구(윤동희)가 KBO리그 마지막에 가장 성적이 좋더라. 그래서 외야수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내야수 몇몇 외야 겸업을 생각했지만, 상황이 여의찮아 계획을 수정했다는 의미였다. 내야수가 아닌 투수를 줄이면서 외야수를 늘려 마운드 운영에 부담을 안게 됐다.
현장에서는 애초부터 외야수 3명 전략이 무리였다는 지적이 따른다. 김혜성은 2020년 이후 외야수 경험이 없다. 2021년 유격수, 지난해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KBO리그 대표 내야수. 세대교체를 주장하면서 이번 대표팀을 꾸렸는데 주 포지션에서 활용하지 않을 거라면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김지찬도 2020년 이후 외야수로 경기를 뛰지 않았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멀티 자원이지만 외야수 기용은 다른 얘기다. 강백호는 수비 불안 탓에 소속팀 KT에서도 외야수로 잘 활용하지 않는다.
일본과 대만이 프로 선수를 내보내지 않는 AG 야구는 대표팀이 4연패를 노리는 금메달 유력 종목 중 하나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까지 세 대회 모두 최종 엔트리 24명에 외야수는 5명이었다.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국제대회에선 수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외야 실책 하나는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대체 선수로 들어간 윤동희도 외야 경험이 많은 선수가 아니다. 이전 대회와 비교했을 때 외야 엔트리의 불안 요소가 여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