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투수 최원태(26·LG 트윈스)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공격적인 투구'로 1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원태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1실점하며 5-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9승(6패)째를 올린 최원태는 평균자책점을 4.47에서 4.34까지 낮췄다. 한 경기에서 삼진 8개를 잡아낸 건 지난 5월 16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 이어 두 번째이자 LG 이적 후 처음이다.
관심이 쏠린 등판이었다. 최원태는 지난 7월 말 트레이드로 영입한 '우승 청부사'다. 약점으로 지적받은 국내 선발진을 보강할 회심의 카드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트레이드 이후 활약이 미미했다. 지난 10일 KIA 타이거즈전(2와 3분의 2이닝 7실점)에서 부진한 뒤에는 구위 조정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한화전은 2주 만에 성사된 1군 복귀전.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경기 전 "(최원태가 부진한 건) 패턴이 바뀌었다. 구위는 떨어지지 않았다. (빠른 공을) 안 던져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최원태는 감독 주문에 충실했다. 초구부터 투심 패스트볼과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골고루 섞었다. 패스트볼 계열의 빠른 공으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뒤 변화구로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3회까지 기록한 삼진 5개 중 4개의 결정구가 커브. 2-0으로 앞선 5회 초 이진영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에도 투구 레퍼토리는 변함없었다.
한화 타자들은 빠른 공을 머릿속에 그릴 수밖에 없고 최원태는 이 부분을 역으로 파고들었다. 6회 2사 1·2루 위기에선 박정현을 3구째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속구 비율을 높이자, 변화구 위력도 덩달아 되살아났다. 총 투구 수 92개 중 패스트볼 계열이 45.7%. 앞선 경기와 비교하면 빠른 공 의존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LG 타자들은 화력으로 최원태를 지원했다. 1-0으로 앞선 4회 말 오스틴 딘이 솔로 홈런, 2-1이던 6회 말 김현수가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7회 말에는 오지환과 김민성이 연속 타자 솔로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가 한 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친 건 지난 5월 16일 잠실 KT 위즈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였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뒤 "최원태가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비율을 높여 선발로 좋은 역할을 해줬다.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줬다"며 흡족해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중심 타자 노시환이 차출된 한화는 이틀 연속 1득점에 그치며 연패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