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수영 계영 대표팀이 계영 800m에서 동메달을 추가하며 한국 수영 전성시대에 힘을 보탰다.
김서영(경북도청) 허연경(방산고) 박수진(경북도청) 한다경(전라북도체육회)이 나선 한국은 8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계영 800m 결선에서 8분00초11를 기록,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중국(7분49초34)이, 일본이 7분55초93으로 은메달이다.
메달 색을 넘어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이 이 종목에서 동메달을 딴 것은 2010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이다.
한국은 김서영-허연경-박수진-한다경 순으로 레이스를 펼쳤다. 한국은 첫 주자 김서영의 역주 속 선두 경쟁을 펼쳤지만, 이후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며 한때 홍콩에 뒤진 4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3번째 주자인 박수진, 그리고 마지막 주자인 한다경이 뒷심을 발휘해 다시 홍콩에 역전, 메달권 안에 드는 데 성공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쥐재진과 만난 네 사람은 수상의 감흥이 사라지지 않은듯 울고 웃는 모습을 반복했다.
맏언니 김서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김서영은 "지금까지 아시안게임 중 단체전에 도전한 건 개인적으로 처음이었다. 어제 혼성 계영도 그렇고 오늘 여자 계영에서도 메달을 딸 수 있었다. 내겐 너무 값진 동메달"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서영은 "사실 (국민들께서) 남자 수영에 조금 더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던 상황이었지만, 여자 수영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오늘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것 같아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고 웃었다. 그는 "사실 저번 세계선수권 대회 때는 저희 성적에 정말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이번 경기 때는 다른 (남자) 선수들이 잘하다 보니 우리도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부담감도 컸던 것 같다"며 "그속에서 '내가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속에 우리 스스로가 본인을 더 믿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 부분을 해낼 수 있었기에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막내 허연경도 마음 속 부담을 꺼냈다. 그는 믹스트존에 나타나서도 울음이 멈추지 못했고, 언니들이 그에게 장난 섞인 위로를 건넨 후에야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허연경은 "여기서 내가 제일 막내다 보니 많이 부담스러웠다. 자유형 500m 기록이 한 번 잘나온 거라 내 실력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며 "언니들이 많이 다독여주셨기에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었다. 언니들이 기뻐하시는 걸 보니 나도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고 돌아봤다.
박수진은 "접영이 원래 주력 종목이었기에 훈련도 접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자유형 훈련이 부족해 솔직히 걱정이 많았다. 내가 민폐가 될 것 같았다"며 "그래도 내 몫은 해낸 것 같아 다행"이라고 웃었다.
한다경은 김서영의 존재감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다경은 "서영이 언니 말대로 저희 여자 수영이 좀 뒤쳐진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도 "사실 우리는 서영이 언니를 주축으로 여자 수영도 희망이 있다고 보고 있었다. 그러니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