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또 한 번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했다.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인 AI(인공지능)를 들고 한국 관객을 찾았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크리에이터’는 고도화된 AI들에 의해 핵공격이 시작된 후, 특수부대 요원 ‘조슈아’가 인류를 위협할 무기인 아이 모습의 AI 로봇 ‘알피’를 발견하면서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거대한 전쟁을 그린 AI 블록버스터 영화다. 인간과 AI가 함께하는 근미래를 거대한 스케일과 비주얼로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으며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드워즈 감독은 전작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로 호흡을 맞춘 각본가 크리스 웨이츠와 손잡고 ‘크리에이터’를 만들어냈다. 특히 ‘크리에이터’는 감독이 직접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며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AI와 인간이 공존하는 뉴 아시아 지역과 AI를 제거하려는 서구 지역을 상반된 모습으로 그려내 독창적인 세계관을 완성했다. 그 가운데 에드워즈 감독이 인간과 AI가 공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한국은 저에게 특별한 곳입니다. 첫 장편 영화가 저예산 독립영화였는데 그 작품으로 한국에 갔었고 ‘고질라’,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를 연출할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됐습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크리에이터’ 개봉을 앞두고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실제로 에드워즈 감독은 지난 2010년 데뷔작 ‘몬스터즈’를 들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찾았다. 당시 ‘괴물들’이라는 제목으로 첫선을 보인 에드워즈 감독은 장편 부문 감독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여러 부문의 시상식 후보로 오르며 영화계 신성이라는 평을 받았으나 영화는 문어 괴수라는 다소 낯선 소재 때문에 4년이 지난 2014년 5월에야 국내에 정식 개봉했다.
그 이후 감독은 ‘고질라’를 제작,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얻게 됐다. 2014년 개봉한 ‘고질라’는 일본의 ‘고지라’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작품. 주인공 포드(에런 존슨)가 다른 괴수에게 기생하는 미확인 생명체 무토(M.U.T.O)와 거대 괴수 고질라와의 싸움에 휘말리는 내용을 담았다.
에드워즈 감독이 ‘고질라’를 통해 주목받은 이유는 앞서 제작됐던 ‘고지라’ 시리즈와 비교해 엄청난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어색한 CG와 전개로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던 ‘고지라’ 시리즈는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 이후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괴수들의 액션 신으로 기존 마니아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는데, 여기에는 에드워드 감독의 세심한 연출력이 있었다. 감독은 제작에 앞서 혹평을 받았던 ‘고지라’ 영화들을 하나하나 보며 실패 원인을 분석해 나갔고 그 결과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70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지만, 북미,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콩: 스컬 아일랜드’, ‘코질라: 킹 오브 몬스터’ 등 속편들이 만들어지는 기폭제가 됐다.
그로부터 2년 후 에드워즈 감독은 또 하나의 신작을 선보였다. 할리우드 대표 SF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2016)가 그것. ‘스타워즈’ 첫 작품인 ‘새로운 희망’ 직전의 시간대를 다룬 영화로 가렛 에드워즈가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았다. 특히 스핀오프는 원작 팬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데, 이 작품은 원작의 매력과 동시에 신선함도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연출을 맡은 에드워즈 감독은 전작 ‘고질라’에서 보여준 장점을 고스란히 작품에 녹여내는 데 성공했다. 행성부터 별, 거대 함성 등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큰 스케일과 자연스러운 CG를 구현해내며 호평을 받았다. 이에 ‘스타워즈’의 첫 번째 스핀오프 영화임에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500억원) 수익을 돌파하며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크리에이터’는 ‘고질라’,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등 뻔하지 않고 신선한 SF영화를 만들어 온 에드워즈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과연 ‘크리에이터’가 국내 관객을 넘어 전세계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