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여자농구 일본과 4강전에서 58-81로 완패했다.
김단비는 지난 2022~23 여자농구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최우수선수(MVP)이자 2010 광저우 AG 은메달, 2014 인천 AG 금메달을 따냈던 대표팀의 기둥이었다. 박지수(청주 KB)는 지난달 29일 북한전을 마친 후 "경기를 내 페이스대로 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경기 중 단비 언니가 캡틴으로서 우리 선수들을 하나로 잘 잡아줘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경기 후 김단비는 "5일 북한과 동메달 결정전이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경기가 된다"고 대표팀 은퇴를 예고했다. 그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어떻게든 마지막 경기를 이기고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이번 AG을 시작할 때부터 마지막에는 꼭 웃으면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난 2014년 인천 대회 때 언니들이 금메달을 따고 은퇴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은퇴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금메달은 어려워졌지만, 꼭 승리로 마무리해 동메달 따고 은퇴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공식 인터뷰를 마친 후 김단비에게 그가 없을 앞으로의 대표팀에 관해 물었다. 김단비는 "이해란(용인 삼성생명) 박지현(우리은행) 등이 이번 대회에서 충분히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그 선수들이 앞으로 대한민국 여자농구에 책임감을 느끼고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쓴소리도 전했다. 김단비는 "친분 있는 일본 선수들이 일본은 훈련이 경기보다 더 힘들다고 하더라. 선수들끼리 경쟁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며 "그 경쟁에서 이겨야 대표팀이 되고 경기에 나올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우리나라 선수들도 국내에서 잘한다고 최고가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나도 과거 '이 정도만 해도 되겠지' 생각을 하고 임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대표팀 언니들이 은퇴한 후 기량이 많이 정체됐다"며 "후배들은 정체되지 말기 바란다. 연봉을 많이 받고, 팀 에이스라고 국제 대회에서도 국내와 똑같이 통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단비는 만족하지 않았기에 MVP가 됐다. 그는 "10년 넘게 있던 인천 신한은행을 떠난 이유 중 하나기도 하다. 내가 한국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국제 대회를 뛰어보니 내가 최고가 아니었다. 배워야 했고, 노력해야 했다. 그래서 더 배우고, 더 노력하기 위해 우리은행에 가 은퇴할 때까지 그래야 한다는 걸 위성우 감독님께 배웠다"고 했다.
그는 "항상 내가 최고가 아니고, 배워야 한다는 마음이었으면 한다"며 "(후배들이)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해 다음 선수들이 일본을 꼭 이겼으면 좋겠다. 난 일본을 이겼지만, 시간이 흘러 역전당한 선수다. 여자 대표팀이 다시 일본을 이길 수 있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