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팀의 간판 스타인 복싱 영웅 방철미가 금메달을 따고도 기자회견 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방철미는 4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체육관에서 열린 중국의 창위안과 여자 복식 54㎏급 결승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표팀 북한의 8번째 금메달이었다.
이번 대회는 대부분 경기가 끝나는 대로 승리와 패배 팀 모두 공식 인터뷰를 진행한다.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를 거절하는 선수는 있어도 공식 인터뷰는 대부분 팀들이 참가한다.
하지만 북한은 이례적으로 여러 종목에서 공식 인터뷰에 불참 중이다. 지난 3일 여자농구 4강 중국전에서 패한 후 그랬고, 앞서 2일 탁구 여자 복식 준결승전에서도 신유빈-전지희 조에게 패한 후 기자회견을 치르지 않았다. 대부분 경기 종료 후 10분 이상 흐른 뒤 회견 시간이 되어서야 조직위원회 관계자를 통해 전해졌다. 말 그대로 기습 통보다.
패한 경기는 그럴 수도 있다. 이해할 부분도 있지만, 방철미는 4일 금메달을 수상하고도 기자 회견 불참을 또 다시 기습 통보했다. 동메달 수상자들까지 결석하면서 결국 은메달리스트 창위안 홀로 인터뷰장을 지키게 됐다.
방철미가 이번 북한 대표팀의 얼굴이나 다름 없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더 눈에 띄는 일이다. 금강산체육단 소속의 방철미는 2019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51㎏급 우승자로, 지난해 북한의 전국체전 격인 '공화국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8년과 2021년, 2022년 북한의 '10대 최우수 선수'에도 뽑혔다.
방철미는 지난달 23일 열린 대회 개회식에서 북한 대표팀을 대표하는 '기수'로 나섰던 인물이다. 말 그대로 북한의 얼굴이고 금메달로 성과까지 냈지만, 북한은 그 성과를 드러내는 대신 사라지길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