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국가대표 소채원(26·현대모비스)이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로 이번 대회 개인 세 번째 메달을 수상하고 대회를 마무리했다.
소채원은 7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컴파운드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조티 수레카 벤남(인도)을 상대로 145-149로 지고 은메달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 개인 3번째 메달이다. 소채원은 앞서 4일 주재훈(한국수력원자력)과 출전한 혼성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6일에는 오유현(전북도청), 조수아(현대모비스)과 팀을 이뤄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6일) 여자 단체전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던 오유현을 위로했던 소채원은 이날 마찬가지로 젖은 눈가로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 등장했다.
아쉬움 때문이었다. 소채원은 "앞선 경기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기 때문에 금메달에 대한 갈망이 컸다. 금메달을 못 따서 아쉽지만 그래도 메달 3개를 획득해서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채원도 분전했으나 벤남의 기량에 흠결이 없었다. 벤남은 첫 화살을 9점을 맞혔을 뿐, 나머지 14발을 모두 10점 과녁에 꽂았다. 소채원은 "상대도 첫 발에서 실수를 했지만 원래 기량이 뛰어난 선수다. 내가 객관적 기량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난 너무 긴장을 많이 했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소채원을 흔든 건 8점이 된 한 발이었다. 4연속 10점을 꽂다 8점이 나온 게 그를 흔들었다. 소채원은 "8점을 쏜 뒤 (정신적으로) 회복이 안 됐다.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 경기 결과와 메달 색깔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했다. 부슬비를 맞으며 화살을 쐈지만, 핑계는 대지 않았다. 소채원은 이에 대해 "날씨가 흐리고 비가 내렸으나 바람이 없었다.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소채원은 신흥 강호 인도의 실력을 인정하고, 아시아 선수권에서 설욕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도 물론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인도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고, 리커브 못지 않게 컴파운드를 지원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인도 선수들이 요행으로 얻은 금메달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도 계속 잘하고 있다. 아쉬움은 있지만, 한국 역시 계속 상승세다. 더 열심히 하고, (약점을) 보완한다면 당장 올해 말 아시아 선수권에서 누가 웃을 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쉬움은 털고,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날아오르고 싶다고 했다. 소채원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개인적으로는 많은 기회가, 큰 전환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 정말 오랜만에 국제대회 개인전에 나왔다. 코로나19 직전이 내 기량적으로는 피크였다. 코로나19로 뛸 수 없어 경기력이 많이 떨어지고 슬럼프도 겪었다"며 "이제는 내 자신에게 확신을 가지고, 좀 더 믿을 수 있게 됐다. 다음 전성기를 맞이할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웃었다.
후련한 마음도 있는듯 했다. 소채원은 "엄마가, 가족들이 수상을 가장 기뻐하실 것 같다"며 "엄마가 해준 호박전이 가장 먹고 싶다"고 웃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