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KT 위즈)는 인터뷰 도중 눈물을 꾹 참는 듯 했다. 하지만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다소 울먹였다. 목도 쉬어 있었다. 이번 대표팀에서 그의 마음고생을 알 수 있다.
한국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AG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2-0으로 이겼다.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 4연패 달성과 함께 지난 2일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당한 0-4 영봉패를 완벽하게 설욕했다. 국제대회 대만전 3연패에서도 탈출했다.
강백호는 경기 뒤 "꿈만 같다. 대표팀에 와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했다. 오늘 이렇게 선수들이 잘해줘서 꿈만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4차례 대표팀에 뽑혔지만 '껌 논란(도쿄 올림픽)' '세리머니 아웃(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항저우에 입국한 뒤 취재진과 2~3분의 인터뷰에서는 "태극마크를 달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4차례나 "많은 기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도 11타수 연속 무안타로 출발, 마음고생이 컸다. 4번 타자에서 6번 타자로 타순이 내려갔다. 지난 3일 태국전에서 안타를 기록한 뒤 "우리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4번 타자로 나섰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큰 짐을 준 거 같다. 선수들이 날 많이 걱정하는 것 같다. (무안타에서 벗어나도록) 피드백을 해주더라"고 말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우승한 소감'을 묻는 말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행복하다.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말했다. 욕은 내가 먹을 테니까 더 패기있는 모습,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얘기했다"며 "대만에 졌을 때도 솔직히 기분이 안 좋았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힘을 모아줬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경기 뒤 목이 메어 있었다. 이유를 묻자 "경기 중에 응원하느라 소리를 너무 질러서 그렇다"고 답했다.
강백호는 "이번 시즌 정말 많이 힘들었다. 대표팀에 합류해서도, 뽑히는 과정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다. 주변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울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