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장첸처럼 계속 언급되는 작품이 있다는 건 배우로서 큰 영광이죠. ‘유괴의 날’도 저에게 그런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배우 윤계상이 ENA 드라마 ‘유괴의 날’로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보여준 강렬한 이미지를 완전히 씻어낸 분위기다. ‘유괴의 날’은 어설픈 유괴범 김명준(윤계상)과 11살 천재 소녀 최로희(유나)의 세상 특별한 공조를 담은 코믹 버디 스릴러.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계상은 “‘유괴의 날’ 첫방송 시청률을 보고 좌절했었다”면서 “시청률 수치로 작품성을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하지만, 신경을 쓰지 않으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사진=ENA제공사진=네이버 포토 지난달 13일 첫 방송된 ‘유괴의 날’은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3%를 돌파했다. 지난 5일 방송된 7화는 시청률 3.9%를 나타내며 첫 방송 시청률(1.8%)보다 2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에 대해 윤계상은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고 감사함을 전하면서도 “후반부로 갈수록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높였다.
극 중 윤계상은 어딘가 모르게 2% 부족한 김명준을 실감 나게 연기하며 호평 받고 있다. ‘범죄도시’ 장첸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그는 “장첸의 강렬함을 뛰어넘을 만큼 허술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많은 걸 내려놓고 촬영하니 바보 그 이상의 매력이 나온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윤계상의 연기 변신 이외에도 ‘유괴의 날’이 시청자들에게 화제가 된 이유는 극 중 가정폭력 피해자이자 윤계상이 납치한 소녀를 연기하는 아역배우 유나 양의 열연이다. 윤계상은 “아역 배우 중에 부모님의 꿈을 대신 이루려고 연기를 하는 친구들도 꽤 있다. 그런데 유나 양은 실제로 ‘배우’가 꿈이더라”면서 “현장을 대하는 태도가 성인 배우 못지않게 진지했다. 요새 애들은 참 야무지다”고 감탄했다.
윤계상에게 ‘유괴의 날’이 유독 특별한 이유는 지난해 5살 연하 사업가와 결혼한 후 첫 작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결혼하고 나서 첫 작품이다. 유나 양과 부녀지간으로 연기하면서 ‘실제로 이런 딸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더라.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났다. 아이를 책임지고 키운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진=ENA제공
배우로서 어느새 20년 차가 된 윤계상이지만, 그룹 god로써는 데뷔 25년 차의 길에 접어든 가수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KBS 50주년과 god 25주년을 기념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2023 KBS 대기획 ㅇㅁㄷ 지오디’ 무대에 올라 수많은 팬들을 감동시켰다.
“사실 무대가 너무 올드하지 않을까 걱정이 있었는데, 팬들이 너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god라는 그룹이 진영이 형(박진영)이 골수를 다 빼서 만든 팀이라고 봐도 무관하거든요. (웃음) god 곡 중에 ‘길’은 지금 제가 들어도 여전히 명곡이에요.”
윤계상은 지금의 자신을 만든 건 god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god라는 그룹이 이제 하나의 브랜드가 된 것 같다. 물론 다들 40대가 넘어가고,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안무를 하나씩 빼고 있는 게 속상하다”며 “그래도 그룹을 지키고 싶단 마음만은 한결같다. 할 수만 있다면 50주년에도 다 함께 무대에 올라가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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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대중에게 인정받은 윤계상이지만, 여전히 그는 고민이 많다. 윤계상은 “무얼 하든 매번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힘들었다. 늘 스코어만 바라보고 달려왔던 것 같다”면서“지금도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늘 생각한다. 그런데 답은 늘 똑같다. ‘그냥 열심히 하자 윤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