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의 선수들 22명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왔다. AG에서 금메달은 곧 선수들의 ‘새로운 장’으로 이어지곤 했다. 이번에는 어떤 선수들이 새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지가 관전 요소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축구대표팀은 지난 7일 열린 2022 항저우 AG 남자축구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황선홍호는 AG 남자축구 종목 최초의 3연패 위업을 이뤘고, 통산 우승 횟수를 6회로 늘렸다. 대표팀은 귀국 현장에서 ‘한국 축구의 새 황금시대’라는 걸개를 내걸었다.
AG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병역 특례를 받는다. 황선홍호 멤버 22명 중 20명이 병역 미필이었다. 나머지 2명 중 골키퍼 김정훈은 이미 병역을 마쳤다. 이광연은 부상 이력으로 면제 상태였다. 황선홍호가 일본을 꺾으면서 20명이 군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시선은 선수들의 향후 행선지로 향한다. 시계를 되돌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선 20명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최대 관심사는 손흥민이었으나, K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도 향후 차례로 해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민재·황인범·김문환 등이 그 예다. 이들은 각각 중국·미국 등 무대로 향했다. 당시 감바 오사카(일본)에서 활약한 황의조는 지롱댕 보르도(프랑스)로 이적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K리거들이 새로운 무대로 향할 수 있을까. 먼저 3선에서 든든한 활약을 펼친 백승호(전북)가 다시 한번 해외 무대를 두드릴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그는 과거 스페인·독일 무대를 누빈 뒤 2년 전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7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친선 경기를 위해 팀 K리그에 선발된 백승호는 해외 진출에 대해 “당연히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특히 스페인에 다시 가서 많이 배우고 싶다”라며 의지를 불태운 바 있다.
‘프로 2년 차’ 오른쪽 수비수 황재원 역시 떠오르는 기대주 중 한 명이다. 그는 항저우 AG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이내 정우영의 동점 골과 조영욱의 역전 골에 기여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대회 기간 내내 저돌적인 공격력을 선보였고, 4강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멋진 턴 동작으로 팬들의 박수를 이끌기도 했다. 그는 지난 8월 본지와 인터뷰 중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은 있지만, 지금 중요한 건 대구”라며 말을 아낀 바 있다.
올 시즌 이미 한국 축구 유망주들이 대거 해외 무대로 향했다. 말 그대로 ‘황금세대’의 시작점에 놓여 있는 모양새다. 이 흐름에 항저우 AG에서 금메달과 함께한 이들 역시 가세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