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파이널 라운드’ 일정이 공개됐다. 마지막 다섯 라운드는 대부분의 팀들엔 ‘전쟁’이다. 특히 11월 이후 펼쳐지는 36~38라운드엔 각 팀들의 운명이 결정될 경기들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올 시즌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 최종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프로축구연맹은 11일 파이널 A그룹(1~6위)과 B그룹(7~12위)의 파이널 라운드 일정을 공개했다. 정규리그 순위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뉜 팀들은 같은 그룹에 속한 팀들과 한 차례씩 맞대결을 펼쳐 이번 시즌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파이널 A는 우승 경쟁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경쟁이, 파이널 B는 잔류와 강등 경쟁이 펼쳐진다. 최종 순위는 정규라운드 승점에 파이널 라운드 승점을 더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파이널 A와 B 사이에 순위 역전은 발생하지 않는다. 파이널 A에 속한 팀들의 최종 순위 하한선은 6위, 파이널 B 상한선은 7위다.
연맹에 따르면 파이널 라운드 일정은 몇 가지 조건을 입력해 컴퓨터가 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정규 라운드와 파이널 라운드를 합쳐 각 팀들이 최대한 19차례 홈경기(전체 38라운드)를 개최토록 하는 게 첫 번째 조건이다. 정규라운드에서 17차례 홈경기를 치른 팀은 파이널 라운드에선 나머지 두 번만 홈경기를 개최하는 방식이다. 불가피한 경우엔 파이널라운드 진입 시점 순위를 기준으로 상위팀이 홈경기를 더 개최토록 했다.
정규라운드에서 두 팀 간 맞대결을 어디에서 더 많이 치렀느냐가 두 번째 고려대상이다. 정규라운드에선 각 팀들이 세 차례씩 맞대결을 펼치는데, 이 중 두 경기를 원정경기로 치른 팀은 파이널 라운드에선 되도록 홈에서 치를 수 있도록 배정한다. 다만 앞선 조건과 충돌하면 첫 번째 조건이 우선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이어 모든 팀이 마지막 경기를 홈팬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37라운드 또는 38라운드에서 반드시 홈경기를 개최토록 배정하는 게 세 번째 조건, 최대한 각 팀들이 홈 또는 원정경기를 3경기 연속 치르진 않는 게 네 번째 조건이었다. 이 네 가지 조건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 일정을 배정한 뒤, 순위 경쟁 구도나 흥행 등을 고려해 연맹이 일정을 조정하는 형태로 최종 일정을 확정했다. 다만 연맹이 개입할 경우엔 각 팀들과 반드시 협의 절차를 거쳤다.
파이널 라운드는 10월 A매치 기간이 끝난 뒤 10월 20일부터 시작돼 12월 2일과 3일 최종전인 38라운드를 통해 막을 내린다. 최종 라운드에선 12월 2일 파이널B, 그리고 3일엔 파이널A 최종전이 각각 동시간대에 열리는 방식이다. 같은 목표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팀들과 맞대결이 많아 대부분의 경기는 사실상 승점 6짜리 경기가 될 전망이다.
파이널A는 선두 울산(승점 67)과 2위 포항(58)의 우승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울산은 광주(원정)-대구(홈)-포항(홈)-인천(원정)-전북(홈), 포항은 인천(홈)-전북(원정)-울산(원정)-대구(홈)-광주(원정) 5연전을 각각 치른다. 두 팀의 격차가 9점 차로 벌어진 가운데 내달 12일 오후 4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36라운드 ‘동해안 더비’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다. 우승팀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경기인데, 경우에 따라선 울산이 동해안 더비 승리와 함께 우승을 확정할 수도 있다. 최종전이 울산과 전북의 ‘현대가 더비’로 구성된 것도 눈에 띄는 일정이다.
광주FC(승점 54) 전북 현대, 대구FC(이상 49) 인천 유나이티드(48)가 펼치는 ACL 진출권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광주는 ACL 진출권 경쟁뿐만 아니라 2위 포항과 격차도 4점에 불과해 목표를 더 높게 잡을 수도 있다. 특히 광주와 대구를 제외한 나머지 파이널 A팀들은 ACL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 최종 순위 경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파이널 B는 최대 세 팀이 떨어지는 강등 전쟁이 펼쳐진다. 다만 7위 서울(승점 47)은 파이널 라운드 결과에 상관없이 강등 가능성은 없고, 대전하나시티즌(45) 역시 파이널 라운드에서 승점 2만 따내면 자력으로 잔류가 확정된다. 잔류와 강등 기로에 선 팀들은 9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35)부터 10위 수원FC(31) 11위 강원FC(26) 12위 수원 삼성(25)이다. 이번 시즌 K리그1은 최하위 12위가 강등되고, 10위와 11위는 각각 K리그2 팀들과 승강 플레이오프(PO)를 벌여야 한다.
K리그 팬들의 이목이 쏠리는 건 최하위로 추락한 수원의 반등 여부다. 특히 수원은 마지막 세 라운드가 그야말로 전쟁의 연속이다. 수원FC와의 수원 더비를 시작으로 서울과의 슈퍼매치, 그리고 최종전에선 강원과 최종전을 치른다. 파이널 라운드 내내 어느 한 팀이 치고 나가지 못하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최종전이 ‘다이렉트 강등’을 놓고 벌이는 단두대 매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강등 위기에 몰려 있는 수원FC와 강원도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다. 특히 37라운드에선 두 팀 간 맞대결까지 예고돼 있는데 수원FC는 맞대결에 앞서 슈퍼매치를, 강원은 최종전에서 수원 원정길에 올라야 하는 부담이 있다. 최근 18경기에서 단 1승(5무 12패)에 그치고 있는 제주의 반등 여부도 각 팀들이 펼치는 생존 경쟁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