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데뷔전을 완벽히 마친 김민재(26·바이에른 뮌헨)가 경기 후에도 ‘리더의 품격’을 드러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4-0으로 쾌승했다. 지난 3월 출항을 알린 클린스만호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전(1-0 승)에 이어 처음으로 연승을 달렸다.
이날 김민재가 주장 완장을 차고 피치를 누볐다. 기존 주장인 손흥민(토트넘)이 부상 여파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기존에 주장직을 맡았던 것처럼 든든한 활약을 펼쳤다. 여느 때와 같이 수비 라인의 리더 역할을 도맡았다. 튀니지 공격수들과 1대1 싸움에서도 매번 이겼고, 후반 22분 코너킥 상황에서는 날카로운 헤더로 상대 자책골을 유도했다.
경기 후 김민재는 “(득점이 자책골로 된 것보다) 무실점 승리가 더 좋다”며 웃었다.
‘캡틴’ 김민재가 중심이 된 수비 라인은 여느 때보다 안정적이었다. 그는 “선수들끼리 잘 이야기하고 있다”며 “감독님께서 역압박을 요구하신다. 공격하고 있을 때 수비적으로 잘 갖추는 걸 강조하신다”고 전했다.
김민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를 떠나 뮌헨으로 이적,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유럽 진출 후 쉴 틈 없이 달려 지칠 만도 하지만, “나 말고 모든 선수가 힘들다. 특히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시즌 막바지라 더욱 힘들다. 다들 힘들다”며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담담히 받아들였다.
완벽한 ‘캡틴 데뷔전’이었다. 김민재에게 주장 완장을 맡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뒤 “김민재는 이미 갖춰진 리더다. 운동장 안에서 김민재가 보여주는 모습도 중요한데, 밖에서도 리더 역할을 잘하고 있다. 그의 모든 행동이 어린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김민재가 어떻게 몸을 관리하는지 등 태도를 보고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손흥민이나 김민재가 이 팀의 중추적 역할을 할 리더”라며 엄지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