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우승팀은 정해졌다. 가을야구의 주인공들도 정해졌다. 그런데 다섯 팀 중 세 팀의 자리가 아직도 안갯속이다.
14일 기준 KBO리그에는 3위 팀이 3개나 있다.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가 모두 74승 65패(승률 0.532)를 기록 중이다. 잔여 경기는 무승부가 1개 더 많은 SSG가 2경기, NC와 두산은 3경기가 있다.
당초 두산이 좀 더 불리하면서 희비가 빨리 갈릴 거라 전망됐다. 두산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이어지는 8연전을 소화 중이다. 선수들이 지친 시즌 막판인 데다 2위 KT 위즈, 1위 LG 트윈스, 라이벌인 SSG와 NC까지 두루 만나는 일정이다. 지금은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지만 5위를 위협하던 KIA 타이거즈와도 일전을 치렀다.
그런데 두산이 생각보다 선전 중이다. 연전 첫 두 경기를 패했으나 이후 3연승을 달리고 있다. 떨어질 줄 알았으나 여전히 세 팀이 팽팽하고, 떨어지는 팀이 있어야 진입할 수 있었던 KIA의 포스트시즌 탈락도 결국 확정됐다.
두산은 선전하고도 아직 높은 순위를 낙관하기 어렵다. 남은 일정 역시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15일 잠실 라이벌이자 올 시즌 최강팀 LG와 만난다. 올 시즌 상대전적 5승 10패로 두산이 열세다. 9월 이후는 3승 1패로 그나마 상대전적을 회복했으나 난적인 건 변함없다.
LG를 넘어도 SSG와 2연전이 기다린다. 16일에는 홈 잠실에서, 17일에는 인천으로 건너가 SSG와 이틀 연속 만난다. 문제는 SSG 역시 큰 재미를 못본 상대라는 거다. SSG전에서도 4승 1무 9패로 절대 열세다.
SSG와 순위 싸움은 자력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또 다른 라이벌 NC와는 일정 유불리 차이가 확실히 있다. NC는 비록 14일 패했으나 8위 삼성 라이온즈와 15일 다시 만난다. 16일과 17일 만나는 KIA도 포스트시즌 탈락팀이니 두산-SSG와 달리 부담이 덜하다.
세 팀 중 어느 한 팀이 3승을 거둔다면야 고민할 여지가 없다. NC가 3승을 거두면 3위가 확정이다. 승률 0.542가 돼 두산도 전승을 해야 따라갈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상대 전적이 8승 8패 동률이고, 다득점에서 앞서는 NC가 최종 3위가 된다. 반대로 두산이 3승을 하는 걸 넘을 수 있는 경우도 NC가 3승을 했을 때가 전부다. 그리고 두산이 3승을 하면 SSG는 자연히 2패를 하니 NC가 전패를 하지 않으면 순위가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SSG가 두산과 경기에서 2승을 가져가도 마찬가지다. 두산이 2패를 하는 걸 뜻하고, 이 경우 NC가 1승만 더해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만 세 팀이 1~2승에 걸친다면 순위는 최종전, 최종 승률로 가야한다.
두산은 결국 최종전까지 이어질 연전에서 한 경기도 버릴 수 없다. NC와 SSG가 전패를 하지 않는 이상 우위를 점하려면 1승이라도 더 해야 해서다. 지금으로서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미러클'을 기도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