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4위 제시카 페굴라(미국)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어머니 나라 한국에서 일군 우승이라 더 특별했다.
페굴라는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위안웨(128위)를 2-0(6-2 6-3)으로 물리쳤다. 올해 8월 캐나다오픈 이후 2개월 만에 WTA 투어 단식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페굴라는 우승 상금 3만4228달러(4600만원)를 차지했다.
이날 페굴라는 큰 관심과 응원 속에 우승에 도전했다. 그가 '하프 코리안(half-Korean)'이기 때문이다. 그의 어머니 킴 페굴라는 서울에서 태어나 다섯 살이었던 1974년 미국으로 입양됐다. 페굴라는 2019년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하던 당시 "나는 하프 코리안"이라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어머니 킴 페굴라는 입양 후 처음 2019년 한국을 방문했으나, 페굴라는 아쉽게도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한 바 있다.
페굴라는 부모님의 존재로 또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아버지 테리 페굴라, 어머니 킴 페굴라는 미국에서 천연가스, 부동산,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기업가다. 2021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순자산이 70억 달러(9조48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4년 전 세계랭킹 78위로 한국을 찾았던 페굴라는 현재 세계 4위로 이번 대회 톱 시드를 배정받았다. 개인 최고 랭킹은 3위(2022년 10월). 올해 8월 캐나다오픈 단식 우승을 차지했고, 이달 초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레이 팬퍼시픽오픈에서는 준우승했다.
페굴라는 이번 대회 참가하면서 "파이널 이전에 참가할 대회로 코리아오픈만 한 대회가 없다고 생각한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멋지다"면서 "이번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 킴 페굴라는 이번 대회 함께 서울을 방문하진 않았지만, 페굴라는 부모님께 기쁜 소식을 전했다. 킴 페굴라는 지난해 심장 질환으로 투병하며 최근까지 재활을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굴라는 이날 1세트 게임스코어 1-2로 뒤진 상황에서 내리 5게임을 따내며 1세트를 갖고 왔다. 2세트에서는 초반 상대 서브 게임을 두 차례 브레이크하며 3-0까지 달아났다. 페굴라는 이후 5-3까지 쫓겼지만, 위안웨가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더블 폴트를 연달아 범하면서 1시간 23분 만에 우승을 확정했다.
앞서 열린 복식 결승에서는 마리 보즈코바(체코)-베서니 매틱샌즈(미국) 조가 락시까 캄캄-페앙타른 플리푸에츠(이상 태국) 조를 2-0(6-2 6-1)으로 꺾고 우승했다.
올해 WTA 250 대회로 열린 코리아오픈은 내년 한 단계 격상한 WTA 500 대회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