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10개 구단 사령탑이 굳은 의지가 담긴 출사표를 전하며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사령탑들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어느 정도 목표가 갈린 것이 눈에 띈다.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가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서울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10개 구단 감독과, 대표선수 DB 강상재·삼성 이정현·소노 전성현·SK 김선형·LG 양홍석·정관장 박지훈·KCC 허웅·KT 문성곤·한국가스공사 이대헌·현대모비스 이우석이 참가했다.
가장 먼저 사령탑들은 결의가 담긴 출사표를 올리며 개막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국가대표 포워드 최준용을 품은 전창진 KCC 감독은 “놀라운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잘생기고 멋있는’ 허웅의 농구를 해보려 한다. 부산으로 가서 팬들에게 많은 환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여름 ‘최우수선수(MVP)’ 출신 최준용을 품은 KCC는 허웅·이승현·라건아로 구성된 화려한 라인업을 갖게 됐다. 심지어 오는 11월에는 송교창까지 제대해 팀에 합류한다. KCC를 향해 ‘슈퍼팀’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배경이다.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힌 서울 SK와 수원 KT 사령탑의 목표도 같았다. 먼저 전희철 SK 감독은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며 팀이 성장했다. 선수들의 부상 관리를 잘해서, 올 시즌에도 잘 달려 보겠다”라고 강조했다. SK는 지난 시즌에는 챔프전에서 안양 정관장에 져 고배를 마신 바 있다.
KT 역시 ‘국가대표’ 라인업을 구축해 우승 후보로 꼽힌다. 기존 허훈·하윤기에 이어, 4회 연속 수비왕에 빛나는 문성곤이 합류했다. 전창진 감독 역시 “KT가 상당히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올 시즌 정식 사령탑으로 임명된 송영진 KT 감독은 “팀과 선수들의 숙원인 ‘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도전하겠다”라는 짧고 굵은 출사표를 올렸다.
이날 다소 주목을 덜 받은 ‘디펜딩 챔피언’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지난 시즌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선수단에 많은 변화가 있지만, 최선의 성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정관장은 이번 여름 문성곤(KT)·오세근(SK)·변준형(입대) 등이 팀을 떠나 전력이 크게 약화했다.
‘봄 농구’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건 김주성 DB 감독·조상현 창원 LG 감독·은희석 서울 삼성 감독이다. 김주성 감독은 “3시즌 동안 봄 농구를 못했다. 봄에 즐겁게 농구를 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상현 감독은 “선수들 덕분에 지난 시즌 행복하게 농구했다. 새로운 출발점이지만, 양홍석도 가세했다. 작년보다 높은 곳에 도전해 볼 것”이라고 웃었다. 끝으로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은희석 감독은 “기필코 플레이오프(PO) 무대를 밟겠다”라고 강조했다.
일찌감치 ‘어렵다’라고 냉정하게 자평한 구단도 있었다. 김승기 소노 감독은 먼저 “지난해보다 전력이 좋지 않지만, 물러나지는 않겠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DB 강상재가 ‘올 시즌 자신이 있는지’라고 묻자, 김승기 감독은 “자신 없다. 어떻게든 버텨볼 것”이라고 솔직한 답변을 남겼다.
끝으로 현대모비스와 한국가스공사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선수들의 성장이 기대된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있는 만큼, 부지런한 활동량과 조직적이고 액티브한 농구를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강혁 대구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라고 짚은 뒤 “지난 시즌 9위, 수비력은 10위다. 비시즌 준비를 많이 했지만, 기복이 많을 것이다. 이 부분을 줄여 나가 평균을 만들어 가는 시즌을 보내겠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는 오는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정관장과 SK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7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