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를 상대로 계약 해지를 위한 법적분쟁을 이어온 그룹 피프티 피프티에 내부 분열이 일어났다. 멤버 4인 중 키나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고 소속사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키나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 3인(새나, 아란, 시오)은 소송을 이어가겠다는 뜻이 아직은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키나의 항고 취하에도 ‘완전체’ 피프티 피프티 활동 가능성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키나는 지난 16일 돌연 법률대리인을 법무법인 바른에서 신원으로 변경하고 법원에 어트랙트에 대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에 대한 항고 취하서를 제출했다. 기존 피프티 피프티 법률대리인인 바른 측은 “4명의 멤버 중 키나만 항고 취하서를 제출하고 새로운 법률 대리인을 선임했다”며 “다른 멤버 3명은 항고 진행은 변함이 없으며, 소송을 계속 이어간다”고 밝혔다. 키나와 멤버 3인 간의 입장 차이가 생긴 것이다.
앞서 피프티 피프티 멤버인 시우, 새나, 아란, 키나는 “어트랙트가 계약을 위반하고 신뢰관계 파괴를 야기했다”며 지난 6월 19일 법원에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정산자료 제공의무 위반 ▲건강관리 의무 위반 ▲연예활동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 지원 능력의 부족 등 신뢰관계 파탄의 이유를 3가지로 들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 측이 제출한 자료만으로 소속사와 멤버들 간의 신뢰 관계가 파탄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로써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은 일단 어트랙트 소속으로 그대로 남게 됐지만, 멤버들은 즉시 항고를 하며 어트랙트와 대립을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키나만 갑작스럽게 항고를 취하했는데, 그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어트랙트는 “키나가 먼저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키나의 거취는 대화를 한 뒤 정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분명한 것은 멤버들 간에 입장차가 생겼다는 것이고 이는 향후 다른 세 멤버들과 어트랙트의 법적분쟁에 변화를 초래할 계기도 될 수 있다. 실제 다수 멤버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 소속사와 의견 차로 분열됐다가 가까스로 봉합된 사례도 없지 않다. 그룹 카라가 대표적 예다.
지난 2007년 데뷔한 카라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전성기를 누리던 2011년 멤버 5명 중 니콜 한승연 구하라 강지영 등 4명이 정산 등의 문제를 들며 소속사에 전속계약해지를 요구했다. 당시 법적 분쟁이 벌어졌으나 그 과정에서 구하라가 먼저 소속사에 복귀를 했고 이후 다른 멤버들도 소속사와 원만한 협의를 통해 복귀 수순을 밟았다.
물론 카라처럼 피프티 피프티 다른 3명의 멤버도 입장을 바꿔 어트랙트로 복귀를 하면 다시 활동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송으로 인한 공백, 이미지 실추 등으로 ‘큐피드’로 쌓아올린 인기를 그대로 다시 누릴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들 멤버가 소송을 취하할지도 미지수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키나를 제외한 나머지 세 멤버들은 항고를 포기할 뜻이 여전히 없는 걸로 안다. 어트랙트에 연락을 따로 취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키나의 항고 취하 소식이 전해진 후에도 이들은 SNS를 통해 전홍준 어트랙트 대표를 향한 비난을 계속 이어갔다.
어트랙트 입장에서는 키나를 솔로로 활동시키면서 현재 공개된 새 걸그룹 론칭에 전념할 가능성도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피프티 피프티는 이제 ‘중소돌의 기적’이 아니라 스스로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이미지가 강하다. 법적공방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봉합을 하더라도 여론은 싸늘할 수밖에 없다”며 “소속사 입장에선 봉합보다 소속사를 향한 긍정적 이미지를 토대로 새 그룹을 론칭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어트랙트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7~9명으로 구성된 멤버를 공개적으로 선발해 내년 상반기에 데뷔를 시키기 위해 계획을 진행 중이다. 피프티 피프티의 운명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