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스카이스포츠는 지난 17일(한국시간)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의 보도를 인용, “2023년 발롱도르 수상자가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세계 챔피언 메시가 수상의 영예를 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메시는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 대회는 2022년에 열렸지만, 2023년 발롱도르 평가에 포함된다. 만약 메시가 수상한다면, 통산 8번째 발롱도르를 품는다”라고 덧붙였다.
발롱도르는 한 해 동안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축구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 권위의 상으로 알려져 있다. 현역 선수 중엔 메시(7회)에 이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5회)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1회)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1회)가 수상한 바 있다. 모두 1980년대 출생인 것이 공통점이다.
메시가 ‘라이벌’ 호날두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 메시는 2022~23시즌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에서 활약했다. 이 기간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승선,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우승과 골든볼을 거머쥐며 축구 선수로 이룰 수 있는 모든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발롱도르에서 메시의 경쟁자는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과 킬리안 음바페(PSG)로 점쳐진다. 홀란은 맨시티 역사상 최초의 유러피언 트레블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음바페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준우승을 이뤄냈다.
메시와 홀란은 지난 8월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선수상을 놓고 경합하기도 했다. UEFA 올해의 선수상은 유럽에서 활약한 선수들의 클럽, 국가대표 성적을 기반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UEFA 기술 연구 그룹이 초기 후보 명단을 꾸리고, 투표를 통해 순위가 갈린다. 투표인단은 UEFA 주관 클럽 대항전에 참가한 클럽팀 감독·UEFA 소속 국가대표팀 감독·유럽스포츠미디어(ESM) 선정 기자다. 당시 1위는 홀란이 차지했다. 홀란은 2022~23시즌 공식전 53경기 52골을 기록했다. 당시 홀란은 352점을 획득, 메시(227점) 케빈 더 브라위너(225점)를 제친 바 있다.
다만 발롱도르에서는 메시의 우위가 점쳐지기도 했다. 과거 사례를 돌아보면, 당해 월드컵이 열렸을 때의 주인공이 발롱도르 수상자가 되곤 했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우승을 이끈 파비오 칸나바로(이탈리아)가 대표적인 예다. 마침 홀란은 국가대표팀 성적이 저조하다. 음바페는 월드컵 결승전에 올라 해트트릭까지 기록했으나, 결국 메시의 아르헨티나에 져 고개를 숙였다. 메시의 수상 확률이 높게 점쳐진 배경이다.
다만 이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최근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과거 첼시 출신 수비수 제이슨 쿤디는 메시의 수상이 불명예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쿤디는 “월드컵에서 우승했다는 이유만으로 발롱도르를 받는다면 공정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가브리엘 아그본라허는 “그래도 메시가 발롱도르를 수상해야 한다. 그는 항상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바라봤고, 그것을 실현했다. 그는 월드컵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쳤고,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라며 메시의 수상을 주장했다.
메시는 지난 2004~05시즌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을 치른 뒤 통산 778경기 672골을 터뜨렸다. 뛰어난 활약을 앞세워 현대 축구계 최고 선수로 꼽힌다.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무려 7번(2009년~2012·2015·2019·2021)이나 수상했으며, FIFA 최우수 선수상 3회·UEFA 올해의 선수상 3회·스페인 라리가 최우수 선수상 6회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4번의 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은 물론, 라리가 10회·코파 델 레이(국왕컵) 7회 등 커리어를 썼다.
다만 바르셀로나의 재정적 문제로 메시는 팀을 떠나야 했다. 이후 메시는 PSG 유니폼을 입었고, 공식전 75경기 32골 35도움을 올렸다. 기록은 뛰어났지만, 시즌 초 적응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22~23시즌 후반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광고 계약 때문에 무단으로 팀을 이탈하는 등 논란도 있었다. PSG는 우여곡절 끝에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2년 연속 UCL 16강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메시는 지난 2021~22시즌엔 결정적인 페널티킥 실축을, 2022~23시즌엔 별다른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PSG와 메시의 동행은 2023년 6월 끝났다. 다시 한번 자유계약으로 팀을 떠난 메시의 다음 무대는 MLS 인터 마이애미였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 합류 후 공식전 13경기 11골 5도움을 기록, 팀의 리그스컵 우승을 이끌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MLS에선 플레이오프(PO) 진출이 무산돼 휴식기를 앞두고 있다.
과연 메시가 자신의 수상 이력에 발롱도르를 하나 더 추가할 수 있을까. 그는 지난 8월 리그스컵 결승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정말 큰 성과지만,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팀 트로피다. 받으면 좋지만, 못 받아도 그만이다. 선수 생활하며 가졌던 목표를 이뤄냈고, 이제는 새로운 목표를 위해 가고 있다”라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한편 최초 인용된 스포르트의 보도는 현재 삭제된 상태다. 최종 수상자는 오는 30일 프랑스에서 열릴 시상식에서 발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