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혁(33)이 아닌 김형준(24·이상 NC 다이노스)을 내세운 강인권 NC 감독의 결단이 통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 작성에 고심이 깊었다. 무릎 통증으로 정규시즌 최종전을 뛰지 못한 박건우의 몸 상태는 물론이고 어느 선수에게 선발 마스크를 맡길 거냐가 관건이었다.
박건우의 선발 출전을 결정한 강인권 감독은 주전 포수로 박세혁이 아닌 '가을 초짜' 김형준을 선택했다. 박세혁이 시즌 내내 부진했더라도 한국시리즈(KS)를 19경기나 뛴 베테랑이라는 걸 고려하면 김형준보다 좀 더 안정적인 카드가 될 수 있었다.
경기 전 강인권 감독은 "(포수로 누굴 먼저 내보낼지) 고민했다. 우리 팀의 흐름을 봐서는 박세혁보다 김형준에게 안정감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일단 (선발 투수로 나서는) 태너와의 호흡도 생각했다. (김형준이) 시즌 마지막에 오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먼저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한 김형준은 안정적인 리드와 일발장타가 강점이다.
김형준을 선발 포수로 내보낸 건 '대성공'이었다. 김형준은 8번 타자로 풀타임을 소화, 5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7번 타자 서호철(4타수 3안타 1홈런 6타점)과 함께 5안타 3홈런 10타점을 합작, 공포의 하위 타선을 구축했다. 4-3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4회에는 달아나는 솔로 홈런, 11-6으로 리드한 8회 2사 1·2루에선 쐐기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수비에서도 큰 문제 없이 투수를 리드했다.
두산 안방마님 양의지(4타수 1안타 2타점)와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며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김형준은 경기 뒤 "중요한 WC 결정전이었는데 승리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강인권 감독은 "오늘 기대 이상으로 좋은 역할을 해줬다. 타격은 당연한 거고 수비 쪽에서 선발부터 중간 투수를 끌고 가는 모습을 봤을 때 젊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좋은 기대를 할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