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만 해도 유럽 축구 최고의 스타 군단이었던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예상 못한 이름이 유니폼 최다 판매 스타가 됐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강인이다.
PSG 내부 소식에 정통한 프랑스 유력 기자 압렐라흐 불마는 19일(한국시간) 개인 소설네트워크(SNS) 계정을 통해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PSG로 이적해 온 이강인이 큰 인기를 얻고 있따. PSG 유니폼 중 이강인 이름이 적힌 유니폼이 가장 많이 팔렸다. 킬리안 음바페보다 더 많이 판매됐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지난 7월 9일 PSG로 이적을 확정했다. 계약 기간은 5년으로 2028년까지 PSG 유니폼을 입는다. PSG가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영입한 아시아 선수다.
이강인은 이미 지난 프리시즌에도 PSG 선수단 내에서 인기 최상단에 자리했다며 PSG 스타의 탄생이라고 주목받은 바 있다.
신선해서일까. 인기가 상당했다. 프랑스 매체 PSG토크는 프리시즌 아시아투어 때 그를 두고 "입단 후 스타 자리에 올랐다. 이번 여름 아시아 투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네이마르와 브로맨스가 싹트는 가운데 그보다도 더 많은 유니폼을 팔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매체는 RMC 스포츠 소속 파브리스 호킨스 기자의 보도를 인용해 "이강인과 네이마르가 일본 투어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PSG 스타다. 현재 매장에서 가장 많은 유니폼이 팔린 선수로도 이강인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라고 했다. PSG토크의 이야기가 불마의 입을 통해 사실이라는 게 드러난 거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도 "이미 한국에서 이강인 열풍이 이미 터졌다. 판매되는 유니폼의 70퍼센트가 이강인의 것이며, 샹젤리제 거리 매장에서의 판매 수치도 기대를 뛰어넘었다"고 전한 바 있다.
PSG 역시 이런 기류를 읽고 있다. 또 다른 프랑스 매체 카날 서포터즈는 "이강인이 PSG에 도착하자, PSG의 한국어 트위터 계정이 만들어졌다. 이후 리그 재개 전 한국에서 친선경기가 열릴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그는 SNS에서 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PSG가 지난 시즌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최고 스타 군단이었던 걸 떠올리면 이강인의 입지는 더 놀랍다. PSG는 지난 2시즌 동안 당대 최고의 전설인 리오넬 메시를 보유한 팀이었다. 여기에 월드컵 득점왕이자 엘링 홀란(맨시티)와 함께 메시의 다음 세대 최고의 축구 천재로 꼽히는 음바페가 수년 동안 중심 스타로 활약해왔고, 브라질 대표팀의 간판 네이마르까지 레전드 트로이카를 보유한 곳이었다.
그러나 메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 떠났고, 네이마르도 사우디 아라비아 알힐라로 이적했다. 스타군단이 일시에 빠지면서 갈 곳을 잃은 관심도가 뉴 페이스인 이강인에게 몰린 셈이다.
이제 실력으로 인기를 휘어잡으면 된다. 이강인은 아직 데뷔 골이 없다. 올 시즌 프랑스 리그앙 2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경기에 출전했으나 득점은 없다. 다만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합류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왔다. 이후 국내에서 열린 10월 A매치 튀니지전(4-0)과 베트남전(6-0)에 선발 출전해 각각 2골,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PSG의 바쁜 일정 속에 좋은 컨디션을 결과로 바꿔야 한다. PSG는 오는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스트라스부르와 리그앙 9라운드 경기를 소화한다. 이어 26일 홈에서 AC밀란과 UCL 조별리그 3차전이 열린다. 두 경기 모두 이강인 출전 가능성이 높다.
카날 서포터즈는 "이강인은 A매치 기간 장거리 여행에도 아시안게임 우승 후 튀니지, 베트남을 상대로 득점하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 보인다. 자신감을 쌓은 이강인은 이번 주말 홈구장에서 선발 출전을 신청할 수 있다"라고 선발 가능성을 점쳤다. 그가 인기만큼 성적으로 임팩트를 이어간다면, PSG의 차기 스타로 가는 로열 로드가 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