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초짜'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의 두 가지 선택이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향방을 갈랐다.
NC는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1차전을 4-3으로 승리했다. 역대 준PO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PO) 진출 확률은 87.5%(32회 중 28회·양대리그 포함). 시리즈가 5차전으로 열린 준PO로 범위를 좁히면 14회 중 10회로 71.4%다.
선발 매치업은 SSG가 유리했다. 정규시즌 3위로 준PO에 직행한 SSG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1차전 선발 투수로 내보냈다. 반면 정규시즌 4위 NC는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5위 두산 베어스를 꺾고 준PO 무대를 밟았다. 부상(구창모·에릭 페디)과 등판 휴식일(태너 털리)을 고려, 팀의 1~3선발이 모두 준PO 1차전에 나설 수 없었다.
송명기 아닌 신민혁
강인권 감독은 준PO 1차전 선발로 신민혁을 내세웠다. 당초 송명기의 등판이 유력했다. 송명기는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 선발 투수로 내정됐지만 WC 결정전이 1차전에서 끝나 등판이 불발됐다. 더욱이 시즌 SSG전 성적(4경기 평균자책점 2.38)이 나쁘지 않았다. 결전지인 SSG랜더스필드(2경기 평균자책점 1.50)에서도 강했다. 여러 상황이 송명기의 등판 가능성을 높였다.
강인권 감독의 선택은 '의외'였다. 송명기가 아닌 신민혁에게 준PO 1차전을 맡겼다. 신민혁의 시즌 SSG전 성적은 4경기 평균자책점 6.57. 강 감독은 "상대 전적은 송명기가 더 안정감 있다. 투수 컨디션을 봤을 때는 송명기보다 신민혁이 조금 위에 있지 않을까 해서 신민혁을 1차전에 등판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신민혁 카드'는 적중했다. 신민혁은 엘리아스(8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실점)와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주 무기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6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책임졌다.
오영수 아닌 김성욱
신민혁의 호투를 ‘승리’로 연결한 건 대타 김성욱이었다. 이날 강인권 감독은 선발 1루수로 도태훈이 아닌 오영수를 내세웠다. 도태훈은 WC 결정 1차전 선발 1루수. 수비 보강 차원에서 오영수보다 먼저 출전 기회를 잡았는데 준PO 1차전에선 달랐다. 강인권 감독은 "오영수가 좋은 타격을 보여주면 타선의 득점력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스타팅에 들어간 만큼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발 오영수' 카드는 기대를 밑돌았다. 3회 중견수 플라이, 5회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것이다. 강인권 감독은 8회 1사 1루 오영수 타석에서 김성욱을 내타로 내보냈다. 오영수로는 엘리아스 공략이 어렵다고 판단, 유연하게 대타 카드를 활용했다. 결과는 만점. 김성욱은 엘리아스의 초구를 받아쳐 결승 대타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강인권 감독은 경기 뒤 "오영수한테 기대를 걸고 있었지만, 엘리아스에게 대응하는 모습이 좋진 않았다. 거기에서 득점하지 못하면 경기가 어려워질 것 같았다. 그래서 김성욱을 투입했다"며 "훈련할 때 김성욱의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좌투수 대응에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날 과감하게 스윙했다"고 흡족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