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주가가 불안하다. 그룹 블랙핑크의 재계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게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속계약이 만료된 지 2개월 여가 지났는데도 이렇다 할 입장이 나오지 않으면서 각종 ‘설’들만 난무한 상황이 YG 주주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YG 주가가 안정세를 찾으려면 재계약 여부를 떠나 블랙핑크를 둘러싼 이슈 자체의 불확실성을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29일 “지금의 YG 주가는 블랙핑크 재계약 이슈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데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반등의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블랙핑크는 지난 8월 YG와 전속계약이 공식적으로 만료됐다. 1년 여 전 시작된 월드투어가 마무리되는 9월 멤버들의 재계약 여부가 발표될 것이라고 점쳐졌으나,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블랙핑크 멤버들이 국내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스타들인 터라 이들을 둘러싼 갖가지 추측만 따라붙고 있다. 멤버들의 소속사 이적, 제니와 지수의 1인 기획사 설립, 재계약을 둘러싼 멤버들 간 의견차와 갈등 등의 이야기들이다. 멤버들이 각자 헤어지지만 YG에서 블랙핑크로 월드투어 및 앨범 발매 활동은 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리사는 중국의 한 거대 기업으로부터 500억 원이라는 계약금을 제의 받았다는 관측도 나왔는데, 사실이라면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 상황이 이어지면서 YG 주가는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최근 국내 증시가 하락세고 우리나라 대표 4대 기획사도 하반기 들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YG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 YG 주가는 블랙핑크 재계약 이슈가 본격적으로 떠오른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30%가량 하락했다. 여기에 최근 YG 전 소속 가수인 지드래곤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로 입건되자 다음날인 26일 전날 대비 7.88% 하락했다. 마약 의혹이 연예계 전방위로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같은 날 기준 SM엔터테인먼트 5.13%, JYP엔터테인먼트 6.17% 등 엔터주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으나 YG 주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다음날인 27일 YG 주가는 4.78% 상승했으나 전날의 낙폭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블랙핑크의 재계약 이슈가 계속되는 한 YG 주가는 한동안 불안정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3일 블랙핑크 재계약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고려해 YG 목표주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17% 하향한 8만7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피로도가 극대화된 상태”라며 “신뢰도 회복을 위해 블랙핑크 재계약 관련 공식 발표는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재 주가는 보수적 시나리오를 적용해도 저평가라 판단된다. 블랙핑크 재계약 여부 확인, 베이비몬스터 데뷔가 가져올 업사이드 가능성이 훨씬 큰 구간”이라고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 반등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YG는 블랙핑크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낮추는 동시에, 인지도를 점차 높이고 있는 보이그룹 트레저헌터와 다음달 출격시키는 베이비몬스터의 활약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트레저는 초동 앨범 170만 장을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베이비몬스터는 YG가 블랙핑크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신인 걸그룹이다. 특히 베이비몬스터는 데뷔 전임에도 유튜브 구독자는 29일 기준 300만 명이 넘었으며, 46개의 영상은 누적 조회수 4억5000만 뷰를 기록해 글로벌 팬덤을 점차 확보하고 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베이비몬스터의 경우 다른 여성 아이돌 그룹들과 비교해 데뷔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데뷔 반응이 예상대로 좋다면 이는 YG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