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1차전을 5-6(연장 11회)으로 패했다. 8회 말이 끝났을 때 승리 확률이 92.9%. 창단 첫 WS 우승을 차지한 2001년 이후 22년 만에 WS 승리가 눈앞이었지만 충격에 가까운 뒤집기를 당했다.
애리조나는 경기를 잘 풀었다. 0-2로 뒤진 3회 초 알렉 토마스와 에반 롱고리아의 연속 안타와 헤랄도 페르도모의 번트로 1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팀의 간판 코빈 캐롤이 동점 2타점 3루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텍사스 선발 네이선 이발디의 3구째 낮은 스플리터를 힘으로 밀어냈고 텍사스 중견수 레오디 타베라스의 판단 미스가 겹쳐 장타로 이어졌다. 1사 3루에선 야수 선택으로 3-2 역전했다. 케텔 마르테의 1루 땅볼의 잡은 나다니엘 로우가 홈 송구를 시도했으나 캐롤의 발이 더 빨랐다.
3회 말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한 애리조나는 4회 초 토미 팸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어 5회 초에는 2사 2루에서 펜스를 직격한 마르텔의 1타점 2루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텍사스는 6회 말 2사 1·2루와 8회 말 1사 1·2루에서 모두 득점하지 못했다. 토레이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은 5-3으로 앞선 9회 말 마무리 투수 시월드를 마운드에 올렸다. 케빈 긴켈에서 시월드로 이어지는 필승조 운영이었다.
시월드는 올해 애리조나의 ‘가을 히트 상품’이다. 지난 7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시월드는 이적 후 20경기에 등판, 13세이브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PS)에선 ‘난공불락’이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2경기 평균자책점 0(2이닝 무실점), LA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경기에서도 평균자책점이 0(2이닝 무실점)이었다. 이어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맞대결한 챔피언십시리즈에선 4경기 등판, 4이닝 무실점했다. 시즌 PS 8경기 8이닝 3피안타 무실점.
WS 긴장감 때문일까. 시월드는 크게 흔들렸다. 선두타자 타베라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1사 후 코리 시거에게 통한의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초구 93.6마일(150.6㎞/h)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당해 비거리 418피트(127.4m) 장타로 연결됐다. 에반 카터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시월드는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몸에 맞는 공과 도루로 실점 위기에 몰렸다. 미치 가버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낸 뒤 오스틴 헤지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가까스로 역전은 막았지만, 투구 내용은 기대를 밑돌았다.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2볼넷 2실점.
연장 10회 말 투수를 교체한 애리조나는 11회 말 1사 후 카일 넬슨(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대신 미겔 카스트로를 마운드에 세웠다. 카스트로는 첫 타자 가르시아에게 5구째 싱커를 통타당해 끝내기 홈런으로 무릎 꿇었다. 시월드의 부진에서 시작한 나비효과가 WS 1차전 패배라는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