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패장'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결과를 확대 해석하지 않았다. 역대급 시즌을 보낸 상대 선발 투수의 공을 인정했다. KT 타선은 반등할 수 있다고 믿는다.
KT는 지난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3 KBO리그 PO 1차전에서 5-9로 완패했다. 선발 투수이자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가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7실점(4자책점)을 기록했고, 타선은 정규시즌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한 에릭 페디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3회 말 선두 타자 문상철이 솔로홈런을 친 게 6이닝 동안 낸 유일한 점수였다.
이강철 감독은 3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PO 2차전을 앞두고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특유의 낮은 목소리가 더 가라앉은 것 같았다. .
하지만 패전 후유증은 없다. 이강철 감독은 이내 "페디는 그동안 일부러 안 나온 게 아닌가"라는 농과 함께 웃어보였다. 페디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상대 타자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고 그동안 재활 치료를 했다. PO 1차전은 복귀전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공이 좋긴 좋더라. 약·약(느린공) 강(빠른공)으로 승부하는데, 특히 알포드나 박병호에게는 스위퍼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부상) 공백기가 있는데도 정규시즌보다 더 공이 좋은 것 같았다"라고 했다. 문상철이 친 3회 솔로포가 유일하게 실투였고 보기도 했다.
KT는 10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 뒤 19일 만에 실전 경기를 치렀다. 경기 감각 저하가 우려됐다. 이강철 감독은 이에 대해 "초반에 분위기를 내주긴 했지만, 그렇다고(감각이 저하됐다고) 보진 않는다"라고 했다.
KT는 2차전에서 신민혁을 NC 선발 투수로 상대한다. 그는 올 시즌 KT전에 5경기에 나섰고 2승 2패·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도 "우리한테 유독 강했다"라고 돌아봤다.
이강철 감독은 리그 최고의 투수(페디)를 첫 경기에서 상대한 게 약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좋은 공(페디의 공)을 봤으니, 조금 나아지지 않겠는가. 오늘(2차전)은 좀 빠르게 터졌으면 좋겠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강철 감독은 1차전에서 점수 차가 꽤 벌어진 상황에서도 엄상백·손동현·박영현 등 필승조 투수들을 투입했다. 그는 "팬들도 많이 오셨는데, 쉽게 질 수 없었다. 최대한 막아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5전 3승제로 열린 역대 PO에서 1·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이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할 확률은 88.2%(17번 중 15번)이다. KT는 위기다. 2차전 이강철 감독을 총력전으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