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는 지난 2년 동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2022시즌을 앞두고 '홈런왕' 출신 1루수 박병호를 영입한 데 이어, 올해는 유격수 김상수를 영입해 취약 포지션을 강화했다. 영입 당시 두 선수는 이구동성으로 "우승"을 외치며 KT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는 우승이 간절하다. 김상수는 전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에서 4개의 우승 반지를 꼈지만, 2015년 이후 8년간 빈손으로 시즌을 마쳤다. 박병호는 히어로즈 시절 한국시리즈 무대를 두 번 밟는 동안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우승을 위해 이적한 KT에서 박병호는 "2021년 KT의 우승 장면을 봤는데 멋있었다. 나도 우승 반지를 낄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기회가 찾아왔다. 2022년 준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던 KT가 2023년 정규시즌 2위에 이어 플레이오프(PO)에서 NC 다이노스를 꺾고 한국시리즈(KS) 무대에 오른 것이다. 박병호와 김상수 모두 KT 유니폼을 입고 첫 KS 무대에 섰다. 영입 당시 그들이 했던 '우승' 약속을 지킬 때가 왔다.
PO에서 두 선수의 활약은 아직 미미하다. PO 5경기에서 리드오프로 나선 김상수는 타율 0.211에 출루율 0.286으로 부진했다. 4번 타자 박병호는 타율 0.200, 0홈런, 1타점에 그쳤다. 삼진은 7개나 당했고 병살타도 2개나 범했다.
무엇보다 두 선수는 KS행이 걸린 중요한 무대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박병호는 2차전에서 평범한 1루 땅볼 타구를 뒤로 흘렸다. 김상수 역시 5차전에서 실책 2개를 연달아 범했다. 리그에서 가장 수비력이 좋다고 평가받는 베테랑 선수들이었기에 실책의 충격은 더 컸다.
두 선수는 KS에서 명예 회복을 다짐한다. 마침 두 선수의 전후 타순에 있는 선수들의 타격감이 좋다. 2번 타자 황재균과 5번 타자 장성우가 PO 막판 타격감을 회복해 타점을 생산하고 있다. 6번 문상철과 8번 배정대의 맹타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김상수가 하위 타선과 중심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내고, 박병호가 중심에서 장타를 때려준다면 KT의 타선은 더 강해질 수 있다.
김상수와 박병호의 올 시즌 LG 상대 타율은 높다. 김상수가 15경기에서 타율 0.380(50타수 19안타)을 기록했고, 박병호도 16경기 타율 0.352(54타수 19안타) 2홈런 13타점을 올린 기억이 있다. 두 선수의 방망이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이강철 KT 감독은 "PO에선 (타자들의 상대 성적이 좋지 않은) NC를 상대했지만, KS는 다를 것이다. 타자들이 LG 상대로 타격감이 나쁘지 않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반등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