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차전을 5-4로 승리,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기록했다. 전날 패배로 25.6%(39회 중 10회)까지 떨어졌던 우승 확률을 44.4%(18회 중 8회)까지 끌어올렸다. 만약 2차전마저 패했다면 10%(20회 중 2회)의 우승 확률과 싸워야 했지만, 극적인 뒤집기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KT 쪽이었다. KT는 LG 선발 최원태를 3분의 1이닝 만에 강판시키며 4-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LG는 3회 말 2사 1·3루에서 오스틴의 적시타, 6회 1사 후 오지환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했다. 7회 말 2사 1루에선 김현수의 1타점 2루타로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해결사로 나선 건 박동원이었다. LG는 8회 말 선두타자 오지환이 볼넷 출루한 뒤 문보경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이어 타석에 들어선 박동원이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동원은 박영현의 초구 시속 124㎞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왼쪽 펜스를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 비거리는 122.27m. 발사각과 타구 속도가 27.45, 166㎞/h였다. 리드를 잡은 LG는 9회 초 마무리 고우석을 세워 승리를 지켜냈다.
박동원은 지난해 11월 LG로 이적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4년, 총액 65억원을 받는 조건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주전 포수 유강남이 롯데로 이적하면서 생긴 빈자리를 채울 대안이었다. 타격에선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다. 일발장타가 강점이지만 정확도가 약점. 지난 시즌 타율도 0.242에 그쳤다. 올 시즌 타율도 0.249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홈런 20개를 쏘아 올릴 정도로 펀치력이 만만치 않았다. 벼랑 끝에 몰린 팀을 위기에서 건져낸 것도 결국 한 방이었다.
박동원은 경기 뒤 "어떻게든 살아나가고 싶어서 기습번트 고민했다. 치길 잘했다”며 “투수(박영현)의 구위가 워낙 좋아서 늦지만 말자고 생각했는데 스윙이 잘 나갔던 거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