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사장은 14일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 여러분께 그동안 KBS가 잘못한 점을 사과드리고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KBS는 절체절명의 생존 위기에 직면해있다. 공영방송으로서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국민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박민 사장은 “우리 사회에 파문을 불러온 고 장자연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선 후원금 사기 혐의를 받자 해외로 도피한 윤지오 씨를 출연시켜 허위 주장을 펼치도록 했다”며 “지난 몇 년간 공정성 비판이 거듭됐지만 형식적인 사과나 징계에 그쳤을 뿐 과오는 계속 되풀이됐다. 앞으로 이런 사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 사장은 불공정, 편파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무분별한 속보 경쟁은 하지 않겠다. 확인된 사안과 그렇지 않은 사안은 분명하게 구분하고 익명 보도는 최대한 자제하겠다”며 “팩트체크를 활성화해 오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그래도 오보가 발생했다면 바로 사과하겠다. 방송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KBS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고 다짐했다. 이하 박민 KBS 사장 사과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KBS 사장 박 민입니다.
저는 오늘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 여러분께 그동안 KBS가 잘못한 점을 사과드리고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올해는 KBS가 공영 방송으로 출발한 지 반세기가 되는 해입니다.
하지만 지금 KBS는 절체절명의 생존 위기에 직면해있고
그 중심에는 신뢰의 위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으로서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국민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대표 프로그램인 KBS 9시 뉴스는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오보로 하루 만에 사과를 했고
사법당국의 수사로 관련 기자가 기소되는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사회에 파문을 불러온 고 장자연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선
후원금 사기 혐의를 받자 해외로 도피한 윤지오씨를 출연시켜 허위 주장을 펼치도록 했습니다.
2021년 4.7 재보궐 지방선거 직전엔 이른바 ‘오세훈 시장 생태탕 의혹’을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생태탕 보도’는 단시일내 진실 규명이 어려운 내용을선거 직전에 집중 보도함으로써
선거판에 영향을 끼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2022년 대통령 선거 직전엔 결국 조작된 내용으로 드러난,
‘김만배 녹취’를 보도했습니다.
검찰수사와는 별개로 방송통신 심의위원회는 김만배 보도와 관련
어제 KBS에 과징금 3천만원의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이런 대표적 사례 외에도 KBS 뉴스는 지난 몇 년간 불공정 편파 보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TV나 라디오의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일부 진행자가 일방적으로 한쪽 진영의 편을 들거나
패널 선정이 편향된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은 공정성 논란으로 방심위로부터 무려 40건의 제재를 받기도 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난 몇 년간 공정성 비판이 거듭됐지만
형식적인 사과나 징계에 그쳤을 뿐 과오는 계속 되풀이됐다는 점입니다.
저는 앞으로 이런 사례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불공정 편파 보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해당 기자나 PD는 즉각 업무에서 배제하고
최대한 엄정하게 징계하겠습니다.
오보 사례의 재발을 막기위해 주요 불공정 방송의 경위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백서를 발간하겠습니다.
회사측이 해당 사안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살펴서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도 취하겠습니다.
불공정,편파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도 시행하겠습니다.
-우선 무분별한 속보 경쟁은 하지 않겠습니다.
-확인된 사안과 그렇지 않은 사안은 분명하게 구분하고
익명 보도는 최대한 자제하겠습니다.
-팩트체크를 활성화해 오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그래도 오보가 발생했다면 바로 사과하겠습니다.
-정정보도는 원칙적으로 뉴스 첫 머리에 보도하겠습니다.
-불공정 보도로 논란이 될 경우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묻겠습니다.
-특히 의도적이고 중대한 오보에 대해서는
국장과 본부장 등 지휘라인까지 문책하겠습니다.
공영방송 KBS에는 <방송제작 가이드 라인>이 있습니다.
‘제작자는 논쟁이 되는 사안에 대해 특정 관점에서 취재, 보도, 방송해서는 안되며
시청자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입장에서 전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KBS는 모든 보도와 프로그램에서 이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방송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KBS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겠습니다.
KBS에 대한 또다른 비판은 ’방만 경영‘입니다.
KBS는 국민으로부터 지난해 7천억원의 수신료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경영으로 지난해 백억원이 넘는 적자를 낸데 이어
올해는 약 8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됩니다.
그리고 국민의 신뢰 상실로 인한 수신료 분리 징수로 과거 IMF나 금융위기보다 더한 비상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기존 경영 방식으로는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없는 만큼 특단의 경영 혁신에 나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