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글로벌 넘버1’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프로야구 LG트윈스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우승 열기를 이어가기라도 하듯 세계 최대 규모의 e스포츠 대회인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 티켓은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노리는 한국의 T1은 절대 중국에게만큼은 트로피를 내줄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15일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오는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한국 LCK 리그의 T1과 중국 LPL 리그의 웨이보 게이밍(WBG)의 롤드컵 결승전 명당 티켓은 1장에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스테이지를 바로 마주한 F구역 2연석을 280만원에 제시한 판매자도 있다. 자릿값이 너무 오르자 좌석 하나당 40만~60만원에 사겠다고 글을 올린 구매자도 적지 않다.
e스포츠의 전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롤드컵 준결승과 결승전 티켓은 지난 8월 2일 예매 시작 하루 만에 완판됐다.
지난 1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T1과 중국 징동 게이밍(JDG)의 4강 라이벌전은 6000석을 모두 채웠다. 결승전이 펼쳐지는 고척스카이돔의 1만8000석도 매진된 상태다.
올해 롤드컵 선발전부터 예선전, 16강, 8강, 준결승까지 경기장을 직접 찾은 관람객은 4만7000명에 달한다. 주최사인 라이엇게임즈는 결승 현장에 약 500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e스포츠 팬들의 성지'를 꿈꾸는 서울시도 이번 롤드컵 흥행에 동참한다.
결승 전날인 18일 오후 5시 30분부터 광화문광장에 T1의 승리를 기원하는 무대를 마련한다. 앨런 워커·니키 테일러·(여자)아이들·머쉬베놈·FT아일랜드 등 롤과 인연을 맺은 아티스트들이 팬들을 만난다.
서울시는 이날 1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광화문에서 시청 방향 1개 차선 교통을 통제하고, 330명 이상의 안전요원을 투입한다.
결승 당일 거리 응원전에는 5000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온이 3~5도로 뚝 떨어질 것으로 보여 라이엇게임즈가 방한용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98명의 안전요원이 현장을 관리한다"며 "많은 인원이 안전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CGV는 전국 30개 이상 영화관에서 결승을 생중계한다. 앞서 준결승은 25개 영화관에서 상영했는데, 수도권에는 남는 자리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e스포츠의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받는 T1의 주장 '페이커' 이상혁이 또 다른 역사적인 기록을 세울지 관심이 쏠린다.
창단 멤버로 합류해 현재까지 최고 권위 대회인 롤드컵의 결승에 6번 진출해 3번(2013년·2015년·2016년) 우승했다. 하지만 WBG과는 겨뤄본 적이 없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T1은 방심하지 않고 기필코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다. 이상혁은 이날 서울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린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팀원들이 잘 해줘서 두 번 연속 롤드컵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며 "흔치 않은 기회라 스스로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케리아' 류민석은 "WBG이 워낙 잘 하는 팀이지만 우리도 마찬가지로 충분히 자신 있는 상태"라며 "힘들게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 3대 2를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