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가 연말 파격 할인에 나섰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인한 차량 수요 둔화, 경쟁 업체인 BMW코리아와의 역대급 1위 다툼 등이 영향을 준 결과로 풀이된다.
19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이달 고급 전기차를 대폭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전기 대형 세단 EQS 450+는 23%(3800만원) 할인한 1억2590만원으로 낮췄다. EQS 450 4MATIC 모델은 22%(4200만원) 할인한 1억4800만원에 판매한다.
주력 모델인 E클래스도 할인한다. 8600만원대 E 220d 4매틱 AMG는 16%(1400만원) 내린 7240만원에 판매한다. E 450 4매틱 익스클루시브(1억1570만원)도 15% 할인 중으로 1억원 이하(9834만원)에 살 수 있다.
여기에 벤츠는 연말까지 신형 GLC 쿠페 완전 변경 모델부터 GLA, GLB, GLS 등 8종의 신차를 투입한다. 또 친환경차 라인업도 확대한다. 최근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E 쿠페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PHEV)을 내놨다.
벤츠가 예년보다 큰 폭의 할인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고금리로 발생한 판매 감소와 BMW와의 1위 경쟁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10월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21만907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올해 월 평균 판매량이 2만1900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올해 수입차 시장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이 유력하다.
특히 벤츠는 8년 만에 1위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도 높아졌다. 올 1~10월 벤츠코리아 판매대수는 6만988대로, BMW코리아(6만2514대)에 1526대 차이로 뒤지고 있다.
벤츠는 지난 2016년 BMW코리아를 누르고 1위 자리를 차지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11~12월 순위가 역전되지 않으면 8년 만에 수입차 시장 1위가 바뀐다.
벤츠의 할인에 BMW도 맞불을 놨다. BMW는 베스트셀링 모델인 320i 모델을 1000만원가량 할인하고 있다. 1시리즈와 X2 등 소형 모델도 1000만원이 넘는 수준의 할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나온 신형 5시리즈도 500만원 이상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와 BMW 모두 높은 할인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재고 확보 정도에 따라 올해 수입차 1위가 결정 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기존 구매자들은 예년 수준을 뛰어넘는 할인에 상실감을 넘어 '호갱'(호구+고객)이 됐다는 분노를 느낄 수 있다"며 "연말 이전에 신차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프로모션 관련 정보를 준다거나 해당 내용을 홍보하는 방식으로 기존 소비자들의 불만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