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프랑스 원정에서 멀티골을 넣은 정상빈. 사진은 지난 9월 AFC U-23 아시안컵 예선. 사진=대한축구협회프랑스 원정에서 쐐기골을 넣은 홍윤상. 사진=대한축구협회 내년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는 황선홍호가 유럽 원정에서 프랑스 원정에서 기분 좋은 완승을 거뒀다. 상대가 한 살 어린 팀이긴 했지만, 한국 역시 절반 이상을 같은 나이대 선수들로 꾸려 값진 승전고를 울렸다. 정상빈(미네소타 유나이티드)이 멀티골을 터뜨렸고 홍윤상(포항 스틸러스)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0)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1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프랑스 르아브르 스타드 오세안에서 열린 프랑스 21세 이하(U-21) 축구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에서 후반에만 세 골을 몰아치며 3-0 완승을 거뒀다. 프랑스를 이끄는 사령탑은 세계적인 공격수 출신의 티에리 앙리다.
앞서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르아브르와 연습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던 황선홍호는 이날 승리를 더해 프랑스 원정 2경기 무패의 값진 성과를 내고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프랑스와의 23세 이하(U-23) ㅕ연령별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선 1무 2패 뒤 첫 승을 거뒀다.
물론 프랑스는 2025년 유럽축구연맹(UEFA) U-21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팀이라 대표팀 나이는 한국보다 한 살 어린 팀이었지만, 황선홍호 역시 2001년생뿐만 아니라 2002년 이후 출생 선수들도 대거 소집한 팀이라 큰 의미를 두긴 어려웠다.
실제 이날 선발 라인업의 절반이 넘는 6명은 2002년 이후 출생 선수들로 꾸려졌다. 이날 황선홍 감독은 4-2-3-1 전형을 가동했다. 안재준(부천FC)이 최전방에 나서고 엄지성(광주FC)과 강성진(FC서울) 전병관(대전하나시티즌)이 2선에 포진했다.
이강희(경남FC)와 황재원(대구FC)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조현택(울산 현대)과 서명관(부천) 조위제(부산 아이파크)-민경현(인천 유나이티드)이 수비라인을, 신송훈(김천 상무)이 골문을 각각 지켰다. 이들 가운데 엄지성과 전병관, 황재원, 서명관, 신송훈은 2002년생, 강성진은 2003년생 선수다.
21일 프랑스 U-21 대표팀과의 평가전 대한민국 선발 라인업. 사진=대한축구협회 프랑스는 프랑스 리그1을 비롯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독일 분데스리가 등에서 뛰는 선수들로 꾸려졌다. 전반전 초반은 다소 신중한 흐름이 이어졌다. 전반 15분 프랑스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반 15분 마티스 텔(바이에른 뮌헨)이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 27분엔 바르콜라의 중거리 슈팅이 한국 골문을 겨냥했다. 그러나 다행히 슈팅은 한국 골망을 흔들지 않았다.
이후에도 한국은 좀처럼 반격의 불씨를 지피지 못했다. 프랑스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황선홍호는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병관과 황재원의 중거리 슈팅을 통해 상대 수비를 끌어내려 애썼지만 큰 위협이 되진 못했다. 전반 39분 황재원이 올린 크로스를 전병관이 흘린 뒤 안재준이 슈팅까지 시도한 장면마저 슈팅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 막판 먼저 일격을 당할 뻔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아르노 칼리뮈앙도(스타드 렌)의 슈팅이 한국 골대를 강타했다. 결국 전반은 득점 없이 마무리됐다. 한국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전반전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전병관을 빼고 정상빈을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한국은 후반 초반부터 슈팅 기회를 만들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후반 6분 엄지성이 왼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파고들다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에 질세라 프랑스도 바르콜라의 슈팅으로 응수했다. 이후에도 한국은 바르콜라를 중심으로 한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대 크로스를 걷어내려다 자칫 자책골 위기까지 맞이하기도 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강성진. 사진은 지난 지난 6월 FIFA U-20 월드컵 당시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후반 23분 홍윤상과 오재혁(전북 현대) 권혁규(셀틱) 동시에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수차례 위기를 잘 넘겨내며 팽팽한 0의 균형을 이어가던 한국이 2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교체 투입된 정상빈이 중심에 섰다. 교체 투입된 홍윤상이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키커로 나선 정상빈은 상대 수비벽을 넘겨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정상빈의 선제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34분 추가골까지 넣었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정상빈이었다. 조현택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가 상대 골키퍼와 수비를 모두 지나쳐 뒤로 흘렀다. 정상빈이 문전으로 쇄도하다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궁지에 몰린 프랑스는 뒤늦게 만회골을 위한 총공세에 나섰지만, 이미 분위기는 한국이 잡은 뒤였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엔 프랑스 진영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면서 한국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골키퍼와 수비수끼리 공을 미루는 틈을 홍윤상이 놓치지 않고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3-0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승리로 황선홍호는 파리 올림픽을 향한 여정에 큰 자신감을 품게 됐다. 공교롭게도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 원정에서 거둔 승리인 데다, 유럽 강팀을 상대로 팽팽한 0의 균형을 이어가다 후반 중반 이후 완전히 승기를 잡는 경기 운영을 통해 값진 승리를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황선홍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정상빈.(사진=KFA)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금메달의 기세를 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황선홍 감독은 그동안 24세 이하(U-24) AG 대표팀, 22세 이하(U-22) 올림픽 대표팀을 모두 지휘해 왔는데, 지난 9월 항저우 AG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끈 뒤 이제는 오롯이 U-22 대표팀만 이끌고 올림픽 준비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번 프랑스 원정길에 오른 선수들 중에는 안재준과 황재원 등 AG 대표팀 선수들도 포함됐다.
이날 결승골 포함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중심에 선 정상빈은 그동안 U-23 연령별 대표팀에선 처음 골을 넣으며 황선홍호 차세대 해결사로 주목을 받게 됐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최종예선 등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아 5경기에 출전했고, 이날 6경기 출전 만에 멀티골로 환하게 웃었다. 또 쐐기골을 넣은 홍윤상도 최근 소속팀 포항에서 K리그를 무대로 보여주던 상승세를 이어가며 황선홍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한편 황선홍호는 오는 2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조 추첨식을 통해 본격적인 파리 올림픽을 향한 여정을 이어간다. 한국은 지난해 대회 성적을 토대로 포트 2에 속했다. 포트 1엔 개최국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일본이 포진했다. 조 추첨은 16개 팀이 4개의 포트로 나뉜 뒤, 각 포트별로 한 팀씩 같은 조에 속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하는 AFC U-23 아시안컵은 내년 4~5월에 열린다. 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내년 파리 올림픽을 통해 세계 최초로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