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부산 KCC가 기대대로 화려한 공격을 뽐내고 있지만, 허술한 외곽 수비 탓에 고전하는 모양새다. 특히 상대 팀은 KCC만 만나면 고감도 3점슛을 터뜨리며 ‘슈퍼 팀’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마침내 완전체를 꾸린 KCC의 첫 번째 과제는 외곽 수비 강화다.
KCC는 지난 2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81-96으로 크게 졌다. 이날 전까지 10연패를 기록 중인 한국가스공사에 덜미를 잡힌 KCC는 홈 3연전 첫 일정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7패(3승)째를 기록한 KCC는 8위를 지켰다.
이번에도 외곽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KCC는 올 시즌 유독 3점슛 수비에 애를 먹고 있다. 상대 팀도 KCC만 만나면 고감도 외곽슛을 뽐낸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날 3점슛 24개 중 11개에 성공해 46%라는 빼어난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날 전까지 한국가스공사의 시즌 3점슛 성공률이 31.8%였던 것을 감안하면, KCC의 외곽 수비는 ‘자동문’이었던 셈이다. 한국가스공사의 샘조세프 벨란겔(30득점) 앤드류 니콜슨(25득점)은 무려 8개의 3점슛을 합작하며 KCC를 농락했다.
KCC의 외곽 수비 약점은 기록으로도 두드러진다. KCC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3점슛 성공(11.2개)을 허용했다. 성공률은 무려 41.9%(1위)에 달한다. 최근 주전으로 나서는 허웅·이호현·정창영 등으로 구성된 백코트진이 상대 가드를 막지 못하고 있다. 또한 포워드 이승현과 라건아의 도움 수비가 느려진 것도 눈에 띈다. KCC가 경기당 득점 2위·야투 성공률 3위·3점슛 성공률 3위 등 공격에서 결코 뒤지지 않음에도, 리그 하위권에 머무는 이유다.
KCC의 한 가지 호재는 최우수선수(MVP) 출신 포워드 송교창이 무릎 부상을 털고 복귀했다는 점이다. 지난 15일 전역한 그는 D리그를 통해 점검을 마치고 한국가스공사전 2쿼터부터 코트를 밟았다. 송교창은 지난 2020~21시즌 정규리그 MVP이자, 국가대표 출신 포워드. 2m에 가까운 신장(1m98㎝)에, 빠른 발을 앞세운 수비력도 검증된 자원이다.
이날 KCC는 3쿼터에 허웅·최준용·송교창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출신 스몰라인업으로 한국가스공사보다 많은 득점을 올렸다. 개막 전부터 팬들이 기대한 ‘슈퍼 팀’의 첫 위력이 나타난 순간이었다. 농구계에선 매번 KCC에 대해 “올라올 일만 남은 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완전체가 된 KCC가 외곽 수비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 KCC는 27일 울산 현대모비스·30일 수원 KT와의 홈 연전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