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은 29일 서울 장충 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GS칼텍스에 세트 스코어 1-3(25-19, 19-25, 22-25, 20-25)로 역전패했다. 이날 패배로 기업은행은 2연승 행진을 이어가지 못했다.
1세트는 상대 외국인 에이스 지젤 실바를 잘 막아내면서 승리했다. 미들블로커(센터) 최정민이 1세트에만 블로킹 10개에 블로킹 득점 3득점으로 8점을 뽑아내며 상대 에이스들을 꽁꽁 묶었다. 하지만 2세트 초반 잦은 범실로 분위기를 내주더니, 실바와 강소휘가 살아날 시간을 벌어주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후 만난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 탓을 잘 안하는데, 오늘은 해야겠다"라면서 아베크롬비와 폰푼 두 외국인 선수를 두고 "딱 한 세트만 잘하는 선수 같다"라며 아쉬워했다. 이날 아베크롬비는 팀 전체 범실(18개) 중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7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부진했고, 폰푼은 다소 느린 공격 전개로 상대가 수비할 시간을 벌어주면서 공격에 도움을 제대로 주지 못했다.
이에 김 감독은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이기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하지만 오늘은 아쉬웠다. 폰푼과 아베크롬비 모두 점수 한 점을 아까워 하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라며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1세트는 완전히 성공했는데, 2세트에서 똑같이 하지 못하고 욕심을 내기 시작하더니 수비와 블로킹 간격이 흐트러지면서 잘 안됐다. 밖에선 조금 답답했다"라고 한탄했다.
폰푼의 세트에 대해선 "태국 배구는 그렇게 안한다"라며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태국 배구는) 속공으로 연결해 가운데에서 공격을 연결해야 하는데, 호흡이 잘 안맞다보니 가운데 속공 대신 시간차로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다. 빠르게 공격이 전개되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 돌아봤다.
다만 이날 33개의 블로킹을 하며 블로킹 9득점, 총 18득점한 최정민에 대해선 "시작이 좋았다. 블로킹을 원하는대로 잘 잡았다. 자신이 해야 할 거 열심히 했다"라면서 "우리 팀이 가운데(미들블로커)가 가장 낮고 안좋다는 평가를 받지 않나. 하지만 (최)정민이 꾸준히 자기 자리를 잘 잡아주고 기대 이상의 경기를 해주고 있다"라며 칭찬했다.
기업은행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2라운드를 마무리했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일정이 계속 있다보니 훈련할 시간이 별로 없다. 컨디션 맞추기 바쁘다. 좋은 경기를 많이 못 보여드린다는 게 아쉽다. 3라운드부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좋은 컨디션을 가지고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호철 감독은 인터뷰장을 떠나면서 "(인터뷰) 초반에 너무 흥분한 것 같다"라고 웃으며 쓴소리를 건넨 선수들에게 미안해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