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복수의 구단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던 오른손 토마스 해치(29)의 행선지가 일본으로 굳어졌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최소 국내 3~4개 구단이 접촉한 것으로 안다"며 "해치는 일본 프로야구(NPB) 닛폰햄 파이터스와 180만 달러(23억원) 정도에 계약한다고 소문났다. 연봉만 130만 달러(17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역 빅리거인 해치는 올 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MLB) 통산(4년) 성적은 4승 4패 평균자책점 4.96. 성적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마이너리그에선 잔뼈가 굵다. 통산(6년) 33승 45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했다. 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해치의 직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5마일(152.9㎞/h)에 이른다. 구위형 투수로 KBO리그와 NPB 구단의 동시 러브콜을 받았다. 성격이 다혈질이어서 다루기 어려운 선수지만 아시아 리그에선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현재 소문이 도는 해치의 계약 규모는 국내 구단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 외국인 선수 영입에 제한이 없는 NPB와 달리 KBO리그는 2018년 9월 이사회(사장단 모임)에서 신규 외국인 선수의 계약 총액을 연봉과 인센티브, 이적료, 계약금 포함 최대 100만 달러(13억원)로 제한했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해치는 피츠버그 구단에서 적지 않은 이적료까지 받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적료를 포함하면 해치의 계약 규모는 200만 달러(26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애초부터 KBO리그 구단이 영입할 수 있는 자원이 아니었던 셈이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최고 연봉 선수(계약금 제외)는 120만 달러(15억원)를 받은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와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였다.
외국인 선수 시장은 매년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 영입할 수 있는 선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데 매번 KBO리그는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아시아 리그로 눈을 돌린 대부분의 선수가 NPB를 우선 협상 대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국내 구단이 100만 달러를 베팅하더라도 그 이상을 보장하면 선수를 NPB에 뺏길 수밖에 없다. 해치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C 구단 단장은 "해치는 2년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선수"라며 입맛을 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