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3개의 유튜브 콘텐츠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입담좋은 스타가 메인 MC가 되고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해 ‘취중진담 토크’를 한다는 것. 구독자수와 조회수도 상당하다. 구독자 56만명(5일 기준) ‘조현아의 목요일밤’ 수지 편은 조회수 463만 회, 87만7000 구독자를 보유한 ‘짠한형 신동엽’의 이효리 편은 642만 회를, 366만명이 구독 중인 래퍼 이영지의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BTS 진 편은 무려 2182만 회에 달한다.
이외에도 ‘술’을 주요 소재로 하는 웹 예능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멀게만 느껴지던 스타들이 술의 힘을 빌려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건, 팬들과 거리감을 좁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술방(술+먹방)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유튜브 술방의 경우 별도의 연령제한이 없기에 미성년자들이 음주 장면에 쉽게 노출된다. 더욱이 이들 채널의 주요 게스트인 아이돌에겐 10대 팬이 많기에 모방 위험성도 크다. 팬들에게 스타는 ‘따라하고 싶은’ 존재인 탓이다.
이와 관련해 꾸준히 비난의 목소리가 제기되자 결국 지난달 29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기존 10개 항목에서 2개를 추가해 12개 항목으로 개정했다. 추가된 항목은 △음주 행위를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미화하는 콘텐츠는 연령 제한 등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접근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경고 문구 등으로 음주의 유해성을 알려야 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강제 사항이 아닌 유튜버 자율 규제라는 면에서 한계가 있다. 즉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 스스로 가이드라인에 맞춰 심의를 조절해야 한다는 건데, 이미 술방이 만연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가 쉽사리 바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최근 아이돌의 명품 앰버서더도 점차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명품 앰버서더를 하는 인기 아이돌을 따라하고 싶다며 10대 청소년들이 해당 명품 구입에 열을 올리는 현상이 일고 있는 것. 연예인 술방은 더욱 쉽게 따라할 수 있기에,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해악이 더욱 크다.
꼭 술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사랑받는 유튜브 웹 예능도 얼마든지 있다. 바로 국민MC 유재석의 ‘핑계고’와 방송인 장도연의 ‘살롱드립’이 그렇다.
‘핑계고’는 구독자 15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제작한 웹예능으로 유재석과 게스트들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게 주 콘텐츠다. ‘살롱드립’은 구독자 약 57만 명의 유튜브 채널 테오가 개설한 웹예능으로 장도연이 게스트들과 여유롭게 차 한잔하며 수다 떠는 게 콘텐츠다. 핑계고, 살롱드립 두 웹예능 모두 평균 조회수 700만회 정도로 높은 수치를 보인다. 알코올의 힘 없이도 게스트들의 매력을 끌어냄과 동시에 MC로서 존재감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다.
진솔한 이야기가 꼭 술을 마셔야만 나오는 건 아니다. 제도적인 장치가 아직 없는 만큼 ‘술의 힘’을 빌려서가 아닌 ‘용기’를 빌려서 말하는 분위기가 유튜브에 만개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