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가품 논란’에 대한 대응책을 발표했지만 업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가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적재산권 보호와 소비자 권익 강화를 위해 향후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대표는 이날 “알리바바그룹은 한국을 매우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와 중소기업을 더 잘 보호하고자 5개 이니셔티브로 구성된 지적재산권 강화 프로그램 '프로젝트 클린'을 시행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어 전용 지적재산권 보호 포털을 개설해 소비자를 위한 품질 보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구매 상품이 가품으로 의심되면 증빙서류 없이 100% 환불을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제삼자와 협력해 무작위 검사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한국 브랜드 보호 전담팀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레이 장 대표는 "지적재산권 침해를 막고자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 브랜드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의 권리를 더 잘 보호하고자 지속해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런 가품 이슈 대응책에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 누리꾼은 “다 짝퉁 사려는 사람이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건데 무슨”이라며 반문을 제기했다.
다른 누리꾼은 “100억으로 (가품을)어떻게 잡냐. 100조원으로도 안 될걸”이라며 의문을 표했다.
일각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이번 대책을 두고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에 앞서 최대 아킬레스건인 가품 리스크을 선제적으로 제거하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가품 이슈는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이와 관련해 뭇매를 맞았던 바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산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30만원에 판매되는데 겨울 패딩점퍼의 짝퉁제품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만~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며 “한국의 국회의원 배지도 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레이 장 대표는 "한국 전체 거래량 대비 가품 이의제기는 0.015%"라고 답했다가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한편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으로 국내 알리익스프레스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수는 613만명으로 쿠팡, 11번가에 이어 3위권이다.
내년에는 한국에 물류센터를 세우고 한국 직구 시장 공략에 한층 가속 페달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